-대청부채꽃*
-대청부채꽃*
이연수
섬에 가면
매일 오후 세시에 개화하는 꽃이 있다
대청부채*로 피어나 향기는 구름에 머물러
그리고 보랏빛 하늘 바다가 셔터로 들어오고
서툰 오후는 세 시의 비밀이 궁금해진다
해풍도 햇발 아래 얼굴을 말아
포말을 몰고 오는 파도와 햇귀가 서풍 따라
들풀도 숨죽이면
오후 세시는 너과 나의 거리로 가까워진다
발끝에서 올라오는 뿌리와
밀어올리는 생각은
너와 나로 돌돌 말리고
이해가 필요한 시간이 열린다
구름과 화경이 말랑해지는
오후 세 시의 비밀로
오늘을 꺼내놓으면 바깥을 좋아하는 너는
오후 세시를 열어주고
분명한 마음은 나에게 들어오고
화경은 갈라진 생각이
너와 나의 거리가 시계로
돌돌 말린 시간을 피워내는 얼굴들
의심과 믿음이 깊어지면
궁금해지는 시간이
매일 재깍거리며 시계로 개화중이다
*대청부채꽃은 특이하게 오후 3∼4시께 개화해 밤 10시쯤 오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