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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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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Nov 19. 2024

프롤로그

“인생 별거 없다.” 제주에서 노동일을 하면서 맛있게 먹은 저녁식사 후에 가끔 하는 말이다. 

매일 하루에 세 번씩 먹는 끼니를 두고 누군가는 감사한 마음으로 혹자는 쓰디쓴 약을 먹는 심정으로 받아들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외의 일터에서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땀을 흘리고 하루 일과를 마친 이들에게 정성스러운 저녁 한 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임을 알았기에 이야기로 엮어보고 싶어졌다. 

 인간이 먹기 위해 사는 존재라고 한다면 단순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거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을 먹는 행복이 단순히 미각과 포만감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음식을 먹는 행위 속에는 음식을 만들어 준 사람의 정성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그 언젠가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되살려 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누구나 한 번쯤은 밥 먹을 시간이 아까워 김밥과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이번 달 생활비 걱정에 늦은 저녁을 라면 한 그릇으로 때워야 했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그 초라한 한 끼 또한 우리네들의 소중한 삶의 한 순간이었음을 기억해 보자. 

 음식일기에서 소개하는 메뉴는 크게 집에서 주로 조리해 먹는 집밥과 식당에서 주로 사 먹게 되는 외식 메뉴로 엮어질 것이다. 집밥 메뉴의 음식들은 간단한 레시피와 요리 팁을 실어주고, 외식 메뉴들은 현지 맛집 위주로 소개할 계획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이기에 모든 이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정성으로 만든 음식이야말로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을 믿기에 진심을 다해 이 글을 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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