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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글이 되는 밑거름

나만의 문장법 완성하는 비결


 “처음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오늘은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해요. 무엇 때문에 당신은 그토록 글을 쓰 고자 하는지.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고 싶은지. 쓰지 않으면 영영 잃어 버릴 것 같은 마음으로 하 여금 글을 쓰는지. 지금을 잊지 않기 위한 마음, 그리고 나와 비슷한 마음의 결을 가질 누군가를 향한 감정의 경험을 적기 위해 우리는 글을 쓰는 걸 지도 몰라요.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첫 장 을 열고 계실지 궁금해집니다. 

문장을 계속 이어가게 하는 힘, 힘있는 문장을 쓰게 하는 힘은 내 가 나의 이야기를 할 때 시작됩니다. 이때 글의 처음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죠. 나의 이야기를 쓸 때 밑거름이 될 문단의 구조, 문장 쓰는 방법을 7월 여자라이프스 쿨 워크레터에서 나눕니다.



 이야기를 모으기 



글의 처음을 쓰는 것, 그리고 문장을 계속 이어가는 힘, 지금 나의 문장을 시작하고 끝까지 쓰 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우리의 문장은 우리 각자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얼마나 가까이 마주하나요? 

문장이 엮어지는 과정을 저는 종종 뜨개질로 비유합니다. 서로 엮이는 문장 사 이의 틈과 간격이 얼마나 성기고, 얼마나 촘촘한지에 따라 글의 분위기는 물론, 글에 배어있을 마 음의 목소리의 톤이 달라집니다. 코바늘에 실을 꿰고 디딤돌이 될 첫 번째 코를 만드는 일, 거기 에 계속해서 엮어갈 실을 우리는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요?



1. 첫 번째 문장 엮기 : 


내가 ‘말할 이야기’에 대한 확신 가장 솔직한 글은 일기와 같은 진솔한 고백으로부터 시작해요. 모든 이에게 글은 열려 있어요. 쓰기의 욕망은 나를 표현하고 싶은 갈망과 마주하거든요. 하지만 내 글이 ‘나만 보는 하루의 기록’ 으로써의 개인적 기록을 벗어나 조금 더 공식적인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다듬어진 ‘구성’-때로는 플롯이라고도 해요-을 적용하거나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즉,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내가 전하고자 하는 말의 격인 ‘주제’와 그것을 풀어낼 수 있을 ‘글감’ 을 정했다고 해도 지루하게 ‘한 개인의 감정의 흐름’만으로 글을 꽉 채운다면 독자는 금방 피로해 지고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여기에 ‘사건의 양상’이나 ‘작가가 의도한 글의 구성’, 그리고 내 글에 등장하는 화자, 혹은 내가 설정한 인물의 전형을 생각해보면 더욱 나의 ‘이야기’가 조금 더 읽고 싶은 글, 누군가로부터 궁금해하는 글이 될 수 있어요. 



여자 라이프 스쿨 워크레터에서 연재하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는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수필의 형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플롯’ 에 관한 오늘의 언급이 조금 의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소설만이 시간의 흐름을 건너 뛰기도 하고, 갈등을 언급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수필 형식의 글에도 글의 구성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줍니다. 읽는 맛이 생기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구성해볼까요? 그리고 어떻게 문장을 엮어 갈까요? 


바로 첫 문단과 시제, 묘사, 그리고 인물에 답이 있습니다. 



2. 첫 문단의 힘 



삶에서의 다양한 사건을 글감으로 삼아 이야기를 서술할 때 특히 수필의 형식을 많이 차용합니다. 수필은-우리가 대부분 에세이라고 칭하는- 일상 생활에서 얻은 느낌을 자유롭게 쓰는 글이죠. 이때 ‘현재 시제’로 지금, 여기에서 쓰는 글쓰기라면 회상으로 시작할 것인지, 혹은 현재로부터 시 작할 것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기, 승, 전, 결, 그 첫 번째 문단의 시제를 정하면 훨씬 수월해집니 다. 



tip) 첫 번째 문단의 시제 정하기


 보통 현재 상황에서 ‘특정 글감’을 위해 글감과 관련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습니다. 이때 지루 한 글의 시작을 지양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바로 ‘완전한 과거로 들어가지 마세요’ 라는 것입니다. ‘서사’를 시간 순서대로 기술하는 것이 아닌 당시 내가 감각했던 순간의 찰나를 기록하세요. 그러면 첫 도입이 더욱 산뜻해지고 감각적으로 느껴지고, 기억의 다양한 모양 에서 오는 무게를 보통의 감정으로 마음을 열고 읽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즉 “나는 무엇 무엇을 했다. 그리고 이어 무엇을 했고, 어떤 상황이 되었다.”가 아닌, 당시의 경험에 대해 ‘감정을 뺀 묘사’를 넣은 문장을 쓰면 더욱 좋습니다. 



3. 문장 엮기 


내 경험을 서술할 때 넣는 감성 한 스푼 감성적인 문장의 핵심은 나의 감각 기관으로 하는 관찰과 관찰을 통한 묘사의 서술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물과 사람, 그리고 그것이 속해있는 기억을 상기하나요? 그때의 사건을 최대한 ‘묘사’해보세요. 가장 쉬운 묘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시각적 표현’이 될 것입니다. 첫 문단 의 감정을 뺀 묘사에서 ‘내가 본 것’에 초점을 맞춰 보세요. 만약 누군가의 슬픈 표정에 대한 기억을 글감으로 가져왔다면, 그때 표정에 대한 감정 단어, ‘슬픔’, ‘아픔’, ‘절망’ 이라는 감정의 곡선을 그대로 담고 있는 단어 보다 대상의 입모양, 눈매, 주름 등 내가 관찰할 수 있는 표면적인 부분을 먼저 묘사해보세요. 




4. 나의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 


캐릭터 감정을 따라가는 에세이에서도 ‘인물’의 등장은 나의 글을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장치입 니다. ‘인물’에 대한 문장이 나의 글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시선 속에 나 를 발견하고 또 반대로 타인을 바라보는 나만의 고유한 시선을 갖습니다. 글 속에 어떤 ‘인물’을 등장시키는 플롯이라면, 이때 인물은 나의 글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해요. 즉 인물 고유의 ‘독특한 목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글 속의 인물은 글감으로써, 또 ‘주인공’으로 자리합니다. 최대한 입체적으로 표현해보세요. 이때 직접 화법의 문장을 간간히 사용하면 더욱 입체적이고 몰입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인물은 나의 경험 속 어떤 이가 되어 중심 글감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나 의 글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이 되기도 해요. 이러한 인물과 나와의 이야기를 글 속에 융통성있게 탄생시켜 보세요. 



7월의  나만의 문장법이 되어 줄  이야기 어땠나 궁금해요. 다음 워크 레터에서는 여섯 번째 글쓰기로 만나요. 여섯 번 째 글쓰기 연재는 나를 드러내는 어휘집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소개할 거예요. 다음 워크 레터 속 글쓰기 시간에 만나요!  



박소진의 나를 돋보이게 할 글쓰기 이야기,  연재 순서 다시 알려드려요.


1. 나의 강력한 장치, 나를 돋보이게 하는 글쓰기 소재 찾기 
2. 발문을 통한 나만의 글쓰기 주제 찾기 
3. 나의 문제의식 파악하는 글쓰기 구조 설정하기 
4. 나를 나답게 하는 글의 문체 정하기
5. 나만의 문장법 만들기 
6. 나를 드러내는 어휘집 만들기



글쓴이  소개:


박소진 여자라이프스쿨 연구원  (시인, 에세이스트, 글쓰기 교사) 

Instagram @atelier_literature

literarybox.creative@gmail.com


https://atelier-litera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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