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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걸음으로 일방향 틀기

정체기에도 여유로울 수 있는 나



익숙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모바일 앱으로 주문했다. 차량 진입로로 들어가 텀블러를 건네고, 사무실에서 하루를 버틸 커피를 픽업했다. 눈비가 내리던 마음의 토양도 이제 꽤 단단해지고, 건강한 소속감도 느끼며 여기저기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요동치던 마음이 조금 더 고요해졌다는 것 말고는 별 다를 게 없었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여전히 아이들을 돌보고 그저 그런 날들이 흘러가고 있었다. 난 무엇을 위해 일 근육을 키우고, 나 자신을 돌보고 있었던 걸까? 아무리 오르고, 돌고 돌아도 되돌아온 듯 비슷한 풍경들만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같은 길을 가야 하는 거지? 나는 왜 이렇게 지지부진하고 제자리에서 맴돌기만 할까? 계속 남들만 부러워하며 사는 건 아닐까?

그저 그런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지만 우리는 계속 오르며 목표를 향해가고 있다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어지러웠다. 매일 제자리인 듯한 나를 새롭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방법들이 필요했다. 아직도 온고잉 중인 듯한 나의 정체기이지만, 더 빛나야 할 우리 여성들을 위해 내가 얻은 성찰과 과정들을 함께 나누어 보고 싶다.




�정체기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생각 

 

방향을 바꿀 때는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당연하다. 


마음 근육을 키우기 위해 참가했던 아티스트 웨이 모임에서 제시님에게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추어 있다는 생각이 자꾸 자신을 괴롭힐 때가 있는데 그건 방향을 바꾸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에요. 유턴이나 방향을 바꿀 때를 생각해보세요. 멈추어 신호를 기다리고 신호가 떨어지면 천천히 살피며 움직이잖아요. 이때 과속을 하거나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될까요? “


옳거니! 나는 방향을 틀기 위해 느끼지 못할 만큼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어디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 더듬이를 세우고 탐색도 하고, 시동이 꺼지지 않게 내 안의 동력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생각의 프레임이 바뀌니 조급했던 마음이 잠잠해졌다.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며 이 여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느껴졌다. 우리는 빨리빨리 가려고 얼마나 멋진 것들을 놓치며, 엉뚱한 방향으로 갔을까? 



�새로운 생각으로 해보면 좋은 3가지 

 

1. 이유 있는 긍정 - 단어의 재정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를 때면 내 마음을 알아주려고 연습해 본 것들이 있다. 천하태평으로 바라보자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이유 있는 긍정이다.  


a. 세상에, 또 할 일을 미루고 잤다

 > 나에게 휴식이 필요했구나. 휴식을 하고 난 지금 무엇을 해 볼 수 있을까? 

: 할 일을 미루고 게으름을 피웠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저 나에게 휴식이 더 중요하고 필요했구나 하고 알아줘보자. 나에게 필요한 것을 베풀어 주고 다정하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 


b. 또 제대로 못 하고 실패했다 > 그래도 시도해 보았다. 

: 머릿속에서 나와 실행해 본 것 너무 좋았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머릿속에만 가두어 놓을 수도 있었잖아. 만약 다시 한다면 내가 더 해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c. FEEDBACK  > FEEDFORWARD 

: 우리가 FEEDBACK을 받는다. 사실 이건 내가 잘한 것과 못한 것을 판단받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FEEDFOWARD라고 이야기해보자. 이건 꽤 발전적이고, 성장을 위한 발판과 같다. 더 들으면 더 나아가는 힘이 생긴다. 


d. 휴 오늘도 재미있는 일이 없네.. > 아무 일도 없이 무사한 오늘이라니! 감사 또 감사하다. 

: 누구나 즐겁게 살고 싶다. 하지만 정말 인생의 고비 같았던 굵직한 사건들을 떠올려보니 아무 일 없는 하루만큼 감사한 것도 없었다. 내가 어떻게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는 24시간과 돈을 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산책길이 매일 나에게는 있다. 



2. 쪼개고 또 쪼개기, 작게 시작하자. Feat 만다라트 

처음 아이 이유식 할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잘게 잘게 다지고, 쪼개어 아이들 이유식을 만든다. 하나씩 시도하고 한꺼번에 새로운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정체되었다는 기분으로 힘들어질 때도 이렇게 해보자. 산해진미를 한 번에 덥석 먹으라고 재촉하지 말고, 최대한 작게 쪼개어서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이렇게 하는 데에 “만다라트”라는 도구가 나에게는 유용하고 효과가 있어서 함께 소개한다


출처. ‘야,너두 할 수 있어’ 책의 부록

어떤 목표를 위해 ' 000 공부하기 '가 아니라 '자료 프린트해놓기, 책 한번 펼쳐보기, 제목만 필사해보기' 이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실행을 적었다.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로 쪼개어할 일 들을 잡아 보니  하고 싶다는 마음이 기꺼이 내어졌다. 그리고 액션이 작을지언정 나는 내가 세운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그림도 확실하게 보였다. 이유 있는 긍정이 행동하는 긍정으로도 연결되는 것이다. 진중하고 무거운 생각보다 즐겁고 가벼운 행동이 나를 움직이게 하고 더욱 확신을 준다. 또 다른 새해를 기다리지 말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찾아보자. '네가 무얼 할 수 있겠어?' 라며 나를 의심하는 악당들을 가볍게 무시하며 하고 싶은 일들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길들을 계속 만들며 나아가 보았으면 좋겠다. 


  






3.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자. 

거미줄에 갇힌 듯한 내가 원하고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그저 10년 뒤의 나에게, 20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자. 그때쯤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어떤 모습으로 누구와 함께하고 있을지 떠올려보면 내가 가고 싶은 곳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그것으로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하며 차곡차곡 하루와 한 달과 일 년을 쌓아가는 것이다. 






나는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

 

이 생각을 만나게 되고, 또 이유있는 긍정과 행동하는 긍정으로 만들어 나가며 나는 너무 자유로워졌다. 조급할 필요가 없으니 심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내게 물어보면 되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가 방향을 틀고 있다고, 새로운 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알리며 내게 멋진 행운의 손길이 다가오길 매우 바란다 :)) 삶은 가볍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우연히 만나 우리에게 뜻밖의 기회와 재미를 가져다준다. 내가 의미 있다고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지내자. 그런 것들이 모여 나만의 여정이 되어 저마다의 지도를 들고, 우리가 함께 만나는 상상을 해보니 웃음이 스민다. 


#정체기

#생각전환

#속도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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