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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 May 11. 2021

밤비

밤비야

너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뭐가 급해서 그렇게 먼저 갔는지


다른 집에 갔으면

네가 그렇게 하루 종일 바라보던

창문 밖에 산도 가고 바다도 가고

언니가 살찐다고 자주 주지도 않던

간식도 마음껏 먹고

조금 느리게, 많이 누리면서

살 수 있었을까?


너를 잃어버리는 꿈을 유난히 꾼다며

수화기 넘어 엄마한테 투정했을 때

너는 이미 아파하고 있었다는 걸

언니는 너무 늦게 알았어.


비행기를 타고 멀리멀리 날아야

볼 수 있는 곳에 언니가 있어서

아플 때마다, 보고 싶을 때마다

그렇게 바람 타고 찾아왔었나 보다.


거리에 너를 닮은 애들이 많은데도

수천수만 번 나를 바라보던 네 까만 눈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


나는 그 눈이 그리워서

오늘도 니 사진만 만지작 거리다가

잠이 든다.


오늘은 한 번만

그때처럼 꿈에 나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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