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라는 이름의 방치

돌고돌아 인연이 될까?

끙끙 앓다 누구 하나 말붙일 사람이 없어서 들어간 단톡방엔 나처럼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엔 내가 공허하고 밥을 못먹고 잠을 못자겠어서 시작한 물음이었는데, 그곳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궁금해 시작한 물음표가 어느새 자기 자신에게 도달한사람들이 있었다.

각자의 삶이 있는 친구들에게 언제까지고 내 넋두리를들어달아 붙잡을 수 없는 노릇이어서, 그래 같은 처지끼리 칼을 꽂진 않겠지 하며 들어갔던 익명톡방이었다.

내 생각보다 위로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어리둥절한 내게 그들은 내가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찾는 사람이라고 표딱지를 붙여 자꾸만 그 물음표를 내 무릎에 던지고 쌓아갔다.

“ 그 사람의 선택을 존중 해주세요 ”

“ 그 사람 없이도 밤비님은 잘 지낼거에요. 그가 삶의 중심이 되게 마세요.“

나는 책을 주문했고 읽어나갔다.

그럴수록 왜 걔는 내게 그리 모진말을 하고 도망가야만 했는지, 지금도 저렇게 내사진을 걸어놓고 내게 이별을 떠밀어놓고만 있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았다.

그래 넌 그렇게 도망가야 사는 애구나.

너가 상처받았다 생각하니까. 아니 상처받았으니까.

마음이 단단해져 가는것같았다.

그래 내가 조금더 표현하는데 익숙한 애니까..

보듬어야지 보듬어야지.

나 근데 찢어진거같아

나 마음이 너무 아파서 회복이 안돼.

니가 뱉은 모진말들

내가 숨을 헐떡이며 쫒아갔던 밤들

그냥 그게 너무 아파.

책을 덮는다.

나 나를 돌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