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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바디연구소장 Oct 12. 2022

고길동 님의 무한한 이웃 사랑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

쌍문동의 고 씨 이야기에 짠한 마음이 올라왔다. 왠지 모를 숙연함이 다가왔다가, 오랜만에 크게 웃으며 예전의 추억을 떠올려 봤다.




"쌍문동의 고씨, 중산층, 아들 딸 둘을 키우고 있는 만년과장. 어느 날 딸이 빙하 타고 내려온 아기공룡을 데려왔고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룡은 말을 할 줄 아는 데다가 초능력을 쓸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친구랍시고 타조와 외계인까지 데려와 실내에서 함께 살 것을 종용했습니다."
.. 어린 조카까지 맡아 길러야 할 사정이 되자 고 씨의 삶은 정말 팍팍했습니다. 공룡은 고씨의 살림을 축내는 데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공룡과 친구들, 그리고 옆집의 가수 지망생까지 합 새해 사고를 치면 모두 고씨가 물어줘야 했고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살림은 부서지고 분실되고 남아나는 게 없었습니다. "p.135-136.


허지웅 작가의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에서 등장한 고씨 이야기는 다름 아닌,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그의 새로운 집안 풍경의 묘사는 왠지 스산한 그의 미래가 예측되는 대목이었다. 이 부분을 읽는 내내 측은한 마음도 드는 게 웬일인지 어색하지 않다. 마치 한 편의 휴면다큐를 한 편 보면서, 쯧쯧 거리며, 그의 삶을 응원해 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 이야기가 어린 시절에는 그토록 웃긴 장면일 뿐이었고, 그저 그런 나쁜, 고약한 어른의 대표주자였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제와 봐니, 그는 우리나라 가장이었고, 우리의 아버지이며, 이 시대의 마음 착한 이웃 아저씨였다.


이제는 고씨의 나이에 가까워지고 보니, 이제 그의 위치에 서서 다시 보니,

부모란, 좋은 이웃이란 그저 지지해 주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 주고, 옆에서 응원해 주는 존재인 것 같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고 씨에게 깊은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온갖 다양한 이웃들을 받아들이고, 아직 성숙되지 않은 어린 그들을 돌봐 주고, 온갖 수모에도 그들을 다시 받아들임으로써 진정한 이웃 아저씨의 모습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셨다. 이 시대의 진정한 이웃 사랑의 본보기가 아닐까.

둘리, 또치, 마이클, 도우너, 희동이, 모두 모두 고길동 씨의 보살핌에 깊이 감사할 것이다.



호잇 호잇, 초능력을 부려보고 싶은 요즘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해보고, 동심으로 돌아가, 서툰 사람들의 모습 안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세상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은 하루를 실천하고 싶다.


"전 인류가 귀감이 될 그의 인내와 선행", 작가의 표현에 깊이 동감한다.

 

쌍문동의 고길동 ,  또한 감사드린다. 나의 어리 시설 최애 애니메이션 둘리가 생각나는 하루. 만약, 둘리를 오늘 저녁 찾아본다면, 고길동 씨를   열심히 봐봐야겠다.


오늘도 이웃 사랑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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