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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ylan Lee Mar 30. 2024

현실에 부딪친 에이전시 디자이너

5년간 디자인 에이전시에 소재한 디자이너의 실패담

다음 이야기, 녹록지 않은 에이전시 디자이너



비슷한 어려움이 있다면


24년 2월 중순, 경력의 대부분을 에이전시에서 소재한 5년 차의 UX/UI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간의 경력 동안 에이전시에 소재하며 주어진 환경에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진취적으로 업무 했고, 새로운 시도들을 제안했고, 여럿 많은 인정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성과들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 정량적 수치로는 설명치 못하는 ‘에이전시’의 소속된 디자이너로서 단편적인 노력이자 호소였다.


현 시기는 비즈니스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인 역량들이 우대받고 현실적인 스타트업의 경험이 환영받는 시기이다.


이러한 추세를 부정한 적은 없었지만 정직하게 바라보지도 못하였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든 노력한다면 세상도 나의 노력을 알아봐 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에 나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주변과 커뮤니티의 디자이너들 포함하여 극단적인 표현으론 ‘비주류의 디자이너’였던 것이다.


첫 아티클은 이런 상황에 공감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내용을 다루고 싶었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조금이나마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싶은 욕심이 항시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금 말해보자면 이 이야기는 안착한 디자이너, 성공한 디자이너, 모범되는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포기하지 않는 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지원정보

    1차 시기(2개월) : 48건의 지원 → 0개의 서류합격

    2차 시기(3개월) : 32건의 지원 → 7개의 서류합격(중견기업 3 ·스타트업 4)

    3차 시기(1개월) : 8건의 지원 → 4개의 서류합격(전 투자단계의 스타트업)

    *지원 기준은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B2C 사업을 원활히 운영하는 프로덕트 업무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



노력도 효율이 필요하다.


2023년을 회고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실책의 표어이다. 소재한 회사에서 높은 오너쉽으로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새로운 도전들을 해왔지만 이런 노력들은 효율적이진 못했다.


사내에서 진행하는 동료평가와 KPI 모두 고점이었다. 하지만 이직을 결심한 이후 나를 포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된 건 이 모든 것들은 시대가 원하는 디자이너와는 정반 된 외면받는 역량들이었다.


이를 인지하기 시작했을 무렵 워터폴 방식에서 비롯된 업무들의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 의중에만 치중되어, 사용자를 위해 제안된 노력은 부수적인 공수로서 치부되던 상황들이 지쳐갔다.


“내 노력은 효율적이지 못했어”


처음에는 애써 부정도 했었다. 하지만 끝내 담담해졌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보통의 에이전시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는 인하우스에서 기대하는 역량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주어진 시간이 같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노력하는지에 따라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은 현저히 다르다.


지금 만약 입사지원에 긍정적인 결과가 오랫동안 없었음에도 주어진 실무에서의 경험들이 아까워 현재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만을 붙잡고 있다면 현실적으론 상황의 개선이 힘든 것이다.



효율적인 노력은 편법이 아니다.


효율적인 노력은 취업과 이직을 위한 노력이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과정이 아니다. 시간이 오히려 더 걸리더라도 끝내 ‘원하는 목표’까지의 시간이 단축되기 위함이다.


소재했던 에이전시는 심지어 기업 홍보 목적의 오피셜 웹사이트를 주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과정에서 깊은 고민과 성과를 위한 개선은 존재하지 않았다.


주어진 자원(프로젝트)으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의 진척은 불가능했다. 완성된 첫 번째 포트폴리오 개선에 시간 투자를 멈춰 세웠고, 탈출구를 찾기 위해 또 다른 효율의 시간을 찾기 시작했다.


디자인 커뮤니티, 포트폴리오 스터디, 사이드 프로젝트, 커리어 상담, 커피챗 리뷰, 팀 생산성을 위한 개인의 노력 등 나(지원자)에 대한 의구심을 조금씩 보완하고 자신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최종적으로 나의 포트폴리오는 (1) 사이드 프로젝트, (2) 실무 프로젝트, (3) 개인 프로젝트의 순서로 구성되었다. 이 중 실무는 1개뿐이 남지 않았다. 실소가 나왔지만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나에게는 효율이라 생각되는 시간)의 결과는 달콤했다. 이전 1차 완성 시기의 48건의 지원에도 원티드라는 플랫폼은 ‘서류합격’이란 기능은 없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변모된 포트폴리오는 32건 중 7개의 합격을 마주할 수 있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업, 업계에서 선두 하는 서비스를 갖춘 중견 규모의 기업 3곳에서도 기회를 받았다.

으스대기엔 작은 성과이지만, 다름이 아닌 새로운 노력과 시간을 통해서 가능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결코 비주얼이 뛰어난 UI, 정량적인 데이터 자료들을 갖춘 프로젝트를 갖고 있지도 않다.


주변 동료들과 스터디 인원들을 둘러보면 대게가 나보다 훨씬 매력적인 자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행한 프로젝트 중 자신의 디자인 관점을 소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환경적 제약에 부딪혔다면 틀을 깬 노력을, 데이터가 없는 환경이라면 개인적인 데이터 발췌에 대한 노력들을 소개해도 완벽하진 못하지만 몇 명의 실무자들을 설득하기엔 충분하다.


나보다도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이 글을 읽고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 글을 통해서 도움을 받은 이들이 1명이라도 있다면 보다 구체적인 경험을 들고서 글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부족함이 많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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