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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Jun 28. 2024

주장과 현상

주장과 현상


한국어 자음은 원칙적으로 비음과 유음(ㄴ, ㅁ, ㅇ, ㄹ) 말고는 모두 무성음입니다. ㄱ, ㄷ, ㅂ은 k,  t, p로 들리는 것이죠. '김', '박'이 'kim', 'park'으로 표기되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어서는 g, d, b에 해당하는 발음이 있죠. 그런데 ㄱ, ㄷ, ㅂ 와 같은 무성음이라도 유성음 사이에서는 g, d, b와 같이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어 유성음화라고 하죠.


전등에서의 ㄷ은 d로 발음되는 것이죠. 그런데 같은ㄴ , ㅡ 사이라도 손등을 발음하는 경우 손뜽이 되어 ㄷ을 된소리로 발음하는데 그것은 원래 '손의 등', '손ㅅ등' 과 같이 '의'가 생략된, 즉 옛글자의 사이 시옷이 생략된 경우는 그렇게 빌음된다고 하는 것이죠.


남한에서는 외래어나 외국어의 표기가 아닌 경우 ㄹ이 초성에 오지 않는데 북한에서는 그렇지 않죠.


그런데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주장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확인되는 현상들이기 때문이죠. 주장이나 론이 아니라 지식인 것입니다. 두음론이 아니라 두음법칙인 것이죠.


태양이 둥글다는 것은 주장이나 해석이 아닌 것이죠. 그것은 자명한 현상으로 세모나 네모, 오각형 등의 다른 주장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범죄행위에 대해 그것을 공을 세운 것처럼 말하는 것은 주장이 되죠. 현상으로 확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인 자의적 해석일 뿐이죠. 진화론과 관련된 모든 주장들도 그렇습니다. 전생이 있었다든지 유체이탈을 했다든지 지옥불이 있다든지 하는 주장들도 객관적인 현상으로 입중되는 것이 아니지요. 모든 철학적인 '...론'들도 그렇습니다. 지식이 아닌 것입니다. 지식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죠.


그러나 정치계, 학계, 종교계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은 주장일 뿐입니다. 그것은 지식이나 진실이나 정보 혹은 소식이 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최신 학설, 이론, 주장이라는 것들은 그것이 발표되는 순간에는 항상 최신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이죠. 어차피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가 된 것이죠.


그런 것은 건물처럼 안정된 기초위에 구축된 것이 아닙니다. 역삼각형 구조의 팽이처럼 회전력으로 일시적으로 버티는 것이죠. 여기 저기서 혼란스럽게 끊임없이 주장들이 나오는 것이죠. 쓰려지려고 비틀비틀 대면 끈으로 쳐 주어야 또 쓰러지지 않고 돌죠.


나라들마다 정치인들은 계속 말을 바꿔 가며 다른 목소리를 내죠. 서로 간에도 상이한 주장을 하죠. 그런 것은 지식이나 정보나 소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사실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는 것들이고 신뢰성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쁜 소식도 전혀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또 달라질 지 모르죠.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현상으로 확인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소식이 됩니다. 단 눈이 멀어 사람들이 그 현상을 보지 못할 뿐이죠. 그러므로 제각기 내는 다른 목소리에 따라 이리저리 동요하면서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 눈도 멀고 세상도 어둡지요.


팽이를 계속 회전하도록 때려 주는 근원도 곧 그렇게 할 수 없게 되므로 마지막으로 크게 휘청이다가 쓰러지게 되죠. 주장을 하거나 그에 귀 기울인 사람들이 곧 맞이할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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