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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록 May 24. 2022

5. 성장 일기, 분량은 얼마나? 언제? 매일?


1) 딱 한 줄만 쓰자!     


나는 늘 이 마음으로 일기장을 펼친다.

‘딱 한 줄만 쓰자!’

구구절절이 기록하려는 마음으로 일기장을 펼치는 날은 거의 없다. 아이들에게 아주 미안한 마음이 드는 날이나 엄청 큰일이 있었던 날이 아니면 가볍게 한 줄 쓰고 덮을 요량으로 일기장을 잡는다.   

   

아이들이 잠든 후에 찾아오는 그 자유, 그 평화를 1분이라도 더 누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지 우리는 안다. 알고말고. 아이가 어릴 때는 더욱 그렇다. 어쩔 때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화면이 부팅되기 전까지 정말 한 줄만 쓰고 덮을 때도 있다. 그렇게 써놓은 한 줄이 아주 핵심적이어서 좋을 때가 많다.


스트레스 해소가 급한 날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먼저 보고 일기를 쓰는데 마음이 느슨해진 후에 쓰는 성장 일기는 내용도 느슨해서 재미있거나 새롭거나 솔직하거나한데 어쨌든 좋다.      


그러니까, 뭘 써도 결국은 좋으니 한 줄로 시작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길면 한 단어도 좋다. 아주 단순한, 그림 같지 않은 그림 한 조각도 좋다. 아이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 그 짧은 이야기들을 묶어놓으면 더없이 값진 너와 나의 역사서가 되니까.        


      

2)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아이들이 어려서 낮잠을 잔다면 낮잠 시간에, 낮잠을 안 잔다면 밤잠 시간에 쓰는 것이 대체로 문안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면 새벽도 성장 일기를 쓰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다. 시간대마다 하게 되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내용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때도 쓰고 저때도 쓰고 아무 때나 써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가 깨어있을 때 아이를 바라보면서 쓰는 글과 그리는 그림은 또 다른 느낌이 있으니까.   

   

나는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어둠 속에서 연필로 슥슥 그리기를 좋아했다. 지금 그 그림들을 보면 동물인지 사람인지 모르겠어서 웃기지만 그때 내가 가졌던 감정, 고맙고 소중하고 애틋한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다.     


내가 습관적으로 일기장을 펼칠 수 있는 시간. 내가 쉽게 마음을 열고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인지 찾아라. 그리고 남는 열정이 있다면 어느 때고 쓰거나 그려보기를 권한다.     


      

3) 매일 써야 하나?     


일단 마음은 매일 쓰겠다고 먹는 것이 좋다. 딱 잡히는 소재가 있든 없든 써야 진짜 작고 소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매일 쓰겠다고 했지만 너무 피곤하거나 일이 있거나 바쁜 날에는 못 쓰는 것이다. 그러면 넘어가면 된다.


그렇게 3일이 넘어갔어? 일주일이 넘어갔어? 뭐? 한 달? 음... 괜찮다.      

다시 내 책상 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일기장을 놓고, 컴퓨터 마우스 옆에 놓고, 식탁 가장자리에 놓고 시간이 날 때 쓰면 된다. 저 구석으로 치우지만 않으면 된다.


‘에이, 이걸 언제 쓰고 앉아있어. 나는 못 써. 이거 봐, 한 달을 못 썼잖아.’

하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아직 아이는 자라고 있으니 걱정 말고 지금부터 쓰면 된다.    


혹시 말이다. 아이가 네 살, 다섯 살인데 아직 시작도 안 하셨나? 흠, 괜찮다. 지금부터 써도 아무 문제없다.             



4) 미리 내용을 정하나? 즉흥적으로 쓰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날, 아이에게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에는 ‘이거 써야겠다!’하고 마음을 먹는다. 간단히 메모를 해놓거나 밑그림을 쓱쓱 그려놓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바빴고 별 일이 없었던 날에는 노트를 펼치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도 괜찮다. 어쩔 때는 그렇게 작은 일이 쓰고 나면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아이가 요즘 잘 듣는 음악, 요즘 좋아하는 친구, 요즘 잘 그리는 그림에 관한 이야기도 좋고 아이가 자주 하는 말이나 놀이, 잘 입는 옷, 잘 신는 신발에 관해서 얘기해도 좋다. 성장 일기의 소재는 늘 넘치도록 많다.     



<하늘이 성장 일기 1권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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