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이 정신과에서 보는 질환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정신과는 DSM이라는 진단 체계를 사용하는데요,
여기에 "폭식장애"라는 진단명이 있습니다.
이게 왜 정신과 진단명에 들어가 있을까요?
먼저 "폭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아야겠습니다.
"폭식(binge eating)"은 단순히 “많이 먹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의학적으로는 짧은 시간 동안(예: 2시간 이내)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그 과정에서 조절할 수 없다는 느낌을 가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기 조절감"입니다.
내가 나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 하고 싶지 않은데 계속 지속하게 되는 현상.
이것이 사실 엄청난 괴로움을 야기한다는 사실, 인지하고 계시나요?
내가 원치 않는 것을 나 스스로 하고 있다는 생각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큰 생채기를 냅니다.
먹을 것 하나 조절하지 못한다는, 아주 심한 무력감이요.
이 무력감을 자주 느끼다 보면, 인간은 이런 무력한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기분 좋은 이유에는, 물론 내가 원하는 몸매를 갖게 된 기쁨도 있지만
먹을 것을 내가 컨트롤한다는 기쁨도 함께 있습니다.
이런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떤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굉장한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해볼 것들을 찾고 계시다면, 저는 "현재에서 내가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기"를 권유합니다.
"한 달 안에 3kg 빼기"같은 목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도 한 달 후에 3kg이 빠져 있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거든요. 이것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런 목표는 주객이 전도되기 쉽고, 또 다른 무력감을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달 안에 3kg을 빼는 확률을 높이는 "구체적인 행동"들을 목표로 삼도록 말씀드립니다.
예를 들면,
하루 두 끼 건강히 챙겨 먹는 것 이외의 음식은 먹지 않는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땀날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한다.
잠은 8시간 이상 충분히 잔다.
같은 것들이요.
이런 구체적 목표들은 내가 "here and now"에서 실현 가능한 것들입니다.
우리의 주의가 너무 먼 미래나, 지나온 과거에 있으면 우리는 현재를 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 삶은 현재가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지금, 현재를 control 하며 충실히 지내는 연습을 하도록 자신을 격려해 보는 거죠.
그리고 폭식이 반복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심리적 어려움 때문에 폭식을 하게 되는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왜, 원치 않는데도 계속 먹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