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집은 겨울에 너무 춥다.
한국의 뜨뜻한 온돌 문화가 사무치게 그리운 겨울입니다.
혹자는 히터를 틀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코피가 날 것만 같이 건조해지는 공기 때문에 히터를 잘 안 틀게 되더라고요. 입술도 바짝 마르고, 손끝도 까끌까끌하니 트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설거지처럼 물을 쓰는 일은 왜 이리도 하기 싫은지요.
그래도 더러우니까 해야겠지요?
핸드폰을 봅니다. 유튜브 앱을 실행한 후 어디 들을 만한 영상이 있나... 쭉 살펴봅니다.
마음에 드는 영상 하나를 재생합니다.
식기세척기에서 건조된 그릇들을 하나하나 찬장에 정리합니다.
그다음에 고무장갑을 끼고 뜨거운 물을 틀어요.
그릇들을 하나하나 크기별로 분류해서 헹군 뒤 식기세척기에 테트리스를 하듯이 차곡차곡 넣습니다.
벌써 절반은 끝났어요!
밤새 뜨거운 물과 세제로 불려 놓은 큰 스테인리스 팬들에 베이킹소다를 뿌려서 철수세미로 슬슬 문지릅니다. 기름때가 아주 쉽게 벗겨지네요, 흐뭇하게.
따뜻한 물 덕분에 김이 모락모락 나서 이제는 안 춥습니다.
유튜브 영상 덕분에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
싱크대와 개수대, 배수구까지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수세미에서 세제를 완전히 제거한 뒤 식기세척기 한 자리에 놓고 식기세척기를 돌립니다.
그리고 식기세척기에 들어가지 못한 나무 식기와 큰 팬들, 개수대까지 뜨거운 물로 헹궈줍니다.
건조대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싱크대의 물기를 스퀴지라고 부르는 고무래로 슥슥 제거해 주면 진짜 끝.
이렇게 오늘도 귀찮은 설거지를 끝냈습니다. 막상 끝내고 보면 20분 정도밖에 안 걸려요. 꽤나 빠르지요?
이제 관성의 법칙을 따를 때입니다. 이 기세로 다른 일도 해 봅시다.
오늘 하루도 생산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