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없이 새로운 시작을 하곤 한다. 새로운 시작은 늘 설렘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동반한다.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탈피는 그러한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시작". 과연 시작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미 겪은 경험들은 더 이상 새로움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두려움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새로운 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 같다. 첫 등굣길, 첫사랑, 첫 키스, 첫 아이 등. 흔히들 끝사랑은 잊어도 첫사랑은 못 잊는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게 우리는 처음인 것들에 설렘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첫 경험의 기억은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히게 된다.
새로운 시작은 설렘과 두려움을, 익숙함은 능숙함과 편안함을 준다.
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운전을 했던 경험을 말하자면, 그땐 혹시라도 사고를 내는 것이 아닐까 조마조마하며 운전을 하였다. 주차도 늘 조심히 하였다. 그렇게 안전운전을 했지만, 지하주차장에서 실수로 벽에 긁히는 일이 생겼다. 물론, 남의 차에 사고가 난 것이 아닌 게 얼마나 천만 중 다행인가! 하지만 아직 새 차인 내 자동차에 상처가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아프고, 차를 볼 때마다 다른 곳도 아닌 긁힌 자국만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땐 정말 속상한 마음에 밥 맛도 없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운전하는 것은 익숙해졌고, 두려움도 없어졌다. 그리고 차의 긁힌 자국은 더 이상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차와 헷갈리지 않을 하나의 징표를 얻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익숙함은 나에게 능숙함과 편안함을 주었다.
익숙함으로부터의 탈피
이미 충분히 익숙해진 상황에서 벗어나 또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난 낯섦이 익숙함으로 변하기도 전에 또다시 낯선 것들로 방랑자처럼 5년의 시간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리를 잡아보기까지.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과 의지로 시작하였지만, 늘 보이지 않는 막막함과 막다른 길의 종착은 내가 생각한 결말이 아니었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나면 다시 떠나간 옛사랑을 그리워하듯 떠올린다. 노트 위에 끄적이며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자 애를 쓰면서...
세상은 자꾸만 변해가고, 나도 세월 따라 변해가는데. 이젠 고향에 돌아가도 낯섦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