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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May 24. 2021

잡호퍼의 변(辯)

나는 어떻게잡호퍼(JobHopper)가 되었나.

평생직장의 시대는 끝났다. 과거 부모님 세대에서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다르다. 처음 입사한 곳에서 정년까지 맞이하는 사람보다, 수차례의 이직도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나는 직장 생활을 하며 아홉 번의 이직을 했다.(너무 짧은 한 번은 카운팅에서 제외) 이직의 이유는 다양했다.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여러 회사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일을 하게 되며 겪게 된 이직의 대부분은 성장에의 욕구에 의한 것이었지만 때로는 납득할 수 없는 회사 철학, 나와 맞지 않는 상사가 이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다행이 운이 좋았기에 거의 좋은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학벌이 좋았던 것도 아닌 내가 이직에서 실패하지 않았던 원인은 오로지 하나, 경력을 충실히 잘 쌓았기 때문이다. 경력을 잘 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간단히 말하면, 자기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깊이 있게 쌓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학벌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직 시장에서 주도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늘 직원과 회사의 관계를 동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회사에서 주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을 회사에 기여하며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나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력은 그런 생각의 바탕-당당하고 싶었고, 부족함을 느꼈기에 더 열심히 일했던- 위에 쌓였다. 좌충우돌하며 일하다 보니 직업에 대한 전문성이 생겼고, 그렇게 생긴 전문성으로 회사와의 관계 선택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서는 일하지 않겠다." 무모하고 철없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힘없는 직장인이었던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이었다. 


부평초처럼 떠돌던 나는 은퇴라는 단어를 접하기에는 비교적 이른 50세를 앞두고 회사 생활을 접었다. 오래전부터 50세가 되기 전에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다른 삶을 살겠노라 다짐해왔던 터였다. 아직 직업란에 적어 넣을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은 찾지 못했지만,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살아온 날만큼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미래는 내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고정적인 보수가 보장된 직장을 그만둔 내게 혹자는 무모하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여 년의 직장 생활을 통해 내가 깨달은 분명한 사실은 직장은 결코 낙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무 자체의 문제이든 동료와의 문제이든 조직 자체의 문제이든, 어느 직장에서나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 해결책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설령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도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평범한 직장인일 뿐인 나 같은 사람이 글을 써도 될까?" 오랜 시간을 망설였다. 긴 망설임 끝에 글을 쓰게 된 것은 지금도 직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수많은 후배들이나 사회생활을 앞둔 청년 구직자들과 내가 쌓은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다. 미생에 불과했던 나의 직장 고군분투기를 통해 누구나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 글을 정리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는 셈이다. 




화려한 학력과 스펙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경력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인 이직을 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직장에서 바라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노하우를 담은 경험기, 잡호퍼(Job Hopper)의 출간 전 연재본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소개 링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16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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