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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un 04. 2021

잡호퍼(JobHopper): Part 1

직장인 진입기_좋은 직장이란?

최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강조되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말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개념 자체가 없거나, 극소수의 기업에서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장인의 기본 권리이자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쟁의 상흔을 겪은 부모님 세대는 배고픔을 이겨내며 가족들에게 풍요로운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다. 가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시절의 직장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놀라게 된다. 토요일 근무는 당연했고, 정기 여름휴가나 연차휴가조차 없었다. 여름이면 부서원들끼리 주말을 붙여 3~4일 정도의 휴가를 쓰는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70년대 새마을운동 모습

나는 90년대 말에 사회인이 되어 2019년 말에 마지막 직장을 그만두었다. 첫 직장은 주 6일 근무였다. 토요일 아침,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해 신문을 보고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다 점심 식사를 하고 바로 퇴근을 하는 비생산적인 반나절을 보냈다. 2003년 주 5일 근무제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실시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런 방식의 주 6일제를 시행해왔다. 


주 5일 근무가 국내에 정착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서게 되자 ‘삶의 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으로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는 직장인들에게 개인의 삶을 돌려주자는 생각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나 역시 워라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워라밸보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사회초년생일수록 더욱 그렇다. 한창 배우고 경험하며 본인에게 필요한 역량을 쌓아가야 하는데, 자칫 워라밸만 중시해 편안한 직장생활에 길들여진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역량의 발전은 정체될 것이다. 

홍보대행사는 업무 특성상 처리해야 할 일은 늘 산더미 같았다. 거듭되는 야근과 주말근무에 아내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나는 묵묵히 일에 매진했다. 처리한 업무량이 늘어날수록 자신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동갑내기였던 여자 팀장의 도움이 컸다. 모든 일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며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그녀는 내가 사회초년생 딱지를 떼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녀와 함께 했던 야근과 주말근무는 나를 실전형 인재로 변화시켰다. 비록 사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하며 일에 매달리던 때였지만 나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신입 사원은 일을 배우고 많이 경험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는 높아진 업무역량으로 드러났다.


요즘 신입 사원들이나 직장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사원들 중 상당수가 무조건 높은 임금, 우수한 복리후생, 짧은 근무시간을 기본적인 조건으로 여긴다. 반면 정작 본인은 그 회사에 들어가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어떤 노력으로 회사 매출에 보탬이 될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말로는 성장을 원하지만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직장인의 성장은 일을 통해서 이룰 수 있다. 강의나 책을 통한 간접적인 성장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무수한 실전 경험을 통해 머리와 몸에 새겨 넣어야 한다. 그러나 남들과 같은 의지로 비슷한 업무만 처리하면 성장하기 쉽지 않다. 해본 적 없거나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처리할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마치 근육을 키울 때 한계에 도전하여 근육을 찢어야만 새로운 근육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회초년생 시절이 바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어려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많은 업무로 인한 야근과 주말근무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끝은 달콤하다. 쉬운 일, 할 수 있는 일만 추구하면 성장의 기회는 날아가 버린다.     




근무 조건이 좋은 직장이 개인에게도 좋은 직장이라 할 수 있을까? 좋은 직장은 직원에게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구성원들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선순환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직장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처음 사회생활을 경험하거나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찾을 것을 권한다. 비록 힘들지라도 묵묵하게 자신을 단련시키다 보면 어느새 엄청난 근육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이 주어져도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덤이다.     




화려한 학력과 스펙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경력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인 이직을 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직장에서 바라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노하우를 담은 경험기, 잡호퍼(Job Hopper)의 출간 전 연재본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소개 링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16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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