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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낮 Jul 18. 2024

이건 전혀 다른 내용이잖아!

교정교열자만 보는 문장

"할머니는 도마에서 칼질하며 00 이를 힐끗 바라보았다."

역시 소설을 처음 읽을 때는 안 보였다. 할머니가 찌개를 끓이는 장면으로만 읽고 넘어갔다. 그런데 문장을 하나씩 뜯어보자, 보였다. 도마에서? 할머니가 도마 위에 올라가 굿하는 무당처럼 칼질을? 아니면 체조 경기에 나오는 도마? 옛날에 한참 유행하던 바람할매가 생각났다. ㅎ


편집자들끼리는 "노트북에 앉아 글을 썼다"라거나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같은 문장을 두고 세상에 능력자들이 많다고 농담한다. '두루마기'를 두르고 학교에 가야 하는 근대의 학생이 '두루마리'를 두르고 가는 일도 있다.  흔하게는 무릅쓰지 않고 '무릎'을 쓰며 모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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