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섭외 끝
총 7명의 작가를 섭외했다. 4명을 만나봤고 3명이 남았다. 요즘 만나본 작가들의 인터뷰를 갈무리하고 있다.
윤준가_대체로 가난해서_에세이
야초툰 허우리_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_소설
페르세우스 양원주_파이브포인츠_자녀교육서
배대웅_최소한의 과학공부_과학교양서
네 명의 작가는 색깔이 다 달랐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직접 확인하니 새삼 신기했다. 같은 질문을 줬지만 대답은 제각각이었다. 작가들마다 글쓰기에 기대하는 것이 다르고 얻는 것도 다른 듯했다. 그들과 나눈 대화를 이 책의 원고에 잘 담고 싶다. 아마도 적합한 단어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최재운_AI 인문학에 길을 묻다_인문교양서
백경_당신이 더 귀하다_에세이_수기
김똑띠 김동진_쓸모없는 수학_수학
앞으로 만날 작가들도 개성이 분명하고 책을 출간한 이력과 경험이 다르다. 글 써서 책 내는 과정이 그들에게 무엇을 남겼을지 궁금하다.
"작가님께 글쓰기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나는 간단하지만 무례하고, 뻔하지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니체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이 그림책이 있고 그 위에 BL 만화책과 오래된 요리책이 겹쳐 있는 풍경 속을 천천히 거닐면 세상엔 누구도 대단한 사람이 없고 또 누구라도 하찮은 사람 역시 없다는 생각에 닿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렇게 겹쳐진, 펼쳐진, 접힌 각각의 책입니다."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서 온라인에 쓴 글이다. 책방에 있는 다양하고 많은 책만큼 작가들도 서로 다른 이유로 글을 쓰고 책을 낸다. 책의 내용뿐 아니라 그 과정도 다채롭다. 책 내는 과정이 작가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 중에는 등단작이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반면 소설가 정명섭은 책을 내고 직업을 바꿨다. 소설 쓰는 일이 좋고 나이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겨 운영하던 카페를 접고 전업소설가가 된 것이다. 나는 작가의 삶에서 이처럼 중요한 첫 경험을 글로 잘 담아 보고 싶다.
이 책이, 글은 종종 쓰지만 목적 없이 쓰는 사람, 글은 꾸준히 썼지만 아직 책을 내지 않은 사람, 인터뷰이들과 마찬가지로 이제 막 작가가 된 사람, 한참을 작가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읽혔으면 좋겠다.
'책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표현하기에 글쓰기만 한 도구가 없고, 무언가를 배우고 얻기에 책만 한 도구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작업을 시작하면서 '책 세상' 밖에 있는 사람이 되어서 들여다보고 싶었다. 굳이 글이어야 할까. 책이 아니어도 되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이를 만나 보고자 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글쓰기와 책에 끌리는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교정교열 일이 지겨워 판권 밖으로 책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볼까 고민하는 순간을 설득할 무언가를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뭐든지 짧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요즘 세상이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낱장의 글로, 몇 문장으로, 몇 구절만으로도 세상은 만족하는 것 같다. 깊이 있는 긴 글은 진부하고 지루하다. 하물며 책이라니! 책을 한 권 새로 써내겠다니! 새로운 '작가 탄생'은 유행 지난 말 같다. 그러나... 작가들을 만나고 돌아설 때면... 아, 책은 참 매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