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은 후백제 정벌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곳을 천안으로 정하고 도솔에 도독부를 설치하였다. 왕건은 이를 기반으로 후백제와 신라를 견제해나갔다. 그의 전략은 성공했다. 드디어 935년 신라 경순왕이 항복하며 왕건의 그토록 꿈꿔왔던 통일의 꿈이 한 발짝 다가왔다.
936년 후백제의 신검이 일리천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신하가 보고해오자 왕건은 결연한 표정으로 신하들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그렇구나. 이제 통일을 향한 마지막 대전투만 남았다."
그는 천안 도솔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전략을 세웠다. 그는 단순히 군사력으로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후백제의 민심을 얻는 것에 주력했다.
"우리는 후백제 백성들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하나의 민족이다." 왕건은 군사들과 신하들에게 이렇게 신신당부했다. 후백제 신검과의 전쟁 중에도 왕건은 후백제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후백제 내부에서 동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