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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상하는 연필 Sep 07. 2015

절름발이 청춘

가련한 병신이 되어버렸다

                                                 

푸르고 푸른

청춘의 날들.

그런데

그 싱그러운 나날들이

별로 유쾌하지 못한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잘 살아가다가도

문득, 그리고

울컥

소름이 돋는다.


남이 아닌

자신을 겨냥한

화살.


청춘은

자신에게

가혹한

시절이다.


일단 자기가 쏜 화살에

제가 맞아버리면,

가시가 목에 걸린 듯

불쾌한 신경쓰임이 계속되고

덜 마른 신발을 신고 걷는 듯한

묘한 짜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에

청춘은

자신이 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미친듯 사람을 찾아 헤메는 사람.

뻔한 말들이 가득한 책을 읽어대는 사람.

골방에 틀어박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

아무일도 없다는 듯 무신경한 척 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종교에 더욱 기대는 사람까지.


이런 노력들로

상처가 치유되면 좋으련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청춘들은

아직도

제가 낸 상처

치료하지 못하고

절룩 절룩

절름발이 돼

살아가고 있다.


휘청휘청

위태위태 하지만

꿋꿋이 걸어가야만 하는

가련한 병신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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