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련한 병신이 되어버렸다
푸르고 푸른
청춘의 날들.
그런데
그 싱그러운 나날들이
별로 유쾌하지 못한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잘 살아가다가도
문득, 그리고
울컥
소름이 돋는다.
남이 아닌
자신을 겨냥한
화살.
청춘은
자신에게
가혹한
시절이다.
일단 자기가 쏜 화살에
제가 맞아버리면,
가시가 목에 걸린 듯
불쾌한 신경쓰임이 계속되고
덜 마른 신발을 신고 걷는 듯한
묘한 짜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에
청춘은
자신이 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미친듯 사람을 찾아 헤메는 사람.
뻔한 말들이 가득한 책을 읽어대는 사람.
골방에 틀어박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
아무일도 없다는 듯 무신경한 척 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종교에 더욱 기대는 사람까지.
이런 노력들로
상처가 치유되면 좋으련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청춘들은
아직도
제가 낸 상처
치료하지 못하고
절룩 절룩
절름발이 돼
살아가고 있다.
휘청휘청
위태위태 하지만
꿋꿋이 걸어가야만 하는
가련한 병신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