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이 있어
다소 부지런히
쓸고 닦지 않으면 안된다.
그 사람이 정든 이라면
계절따라 오는
바람과 낙엽과 눈을 치운다는 핑계삼아
안부 인사 건네는 것이 도리다.
난 어쩌면 그 사람 도리를
점점 하지 못해
너와
또 너와
또 다시 너와
길잃은 길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젠
계절이 바뀌었다고,
더위 조심하라는
살가운 마음 나누지 못 할
그 길들 위에
난 이따금씩 서성거린다.
누구의 서투름인지.
누구의 안일함인지.
그 누구의 탓이라도 해보려고.
끝내
그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