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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연 Jul 18. 2024

글감을 찾아 떠나는 하이에나

내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는 글쓰기. 그래서 자주 쓰고자 다짐하지만 가까이할수록 멀어지는 것일까? 또 글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한창 글을 놓으면서 가졌던 불안감이 되살아날까 봐 시간이 날 때 스케쥴러에 '글쓰기' 항목을 넣고 있다. 운동 쉬는 날인 오늘도 내 계획엔 글쓰기가 자리했다. 노트북을 켰다. 메모장을 열었다. 글을 적기로 한다. 그런데 웬걸. 써지지 않는다. '이 주제로 쓸래!' 2-3줄을 적는다. '이건 아닌 듯. 주제 바꾸자.' 버겁다. 술술 써지지 않는다. 이럴 바엔 공부를 더 하자고 마음을 먹는다. 공부하고 다시 돌아오면 써질 것이라는 허황된 믿음. 다시 메모장을 켰지만 글은 써지지 않는다.


공책을 펴기로 한다. '막노트를 적다 보면 글감이 떠오르겠지.'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엎드려 이것저것을 적어본다. 하지만 다른 것만 계속 눈에 들어온다. 비 때문에 젖은 곳을 걸레로 닦는다. 센터에 불규칙적으로 놓여 있는 덤벨을 정리한다. 재호샘과 이에 관해 대화를 한다. 그러다가 센터에서 무얼 조금 더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흐른다. 일정 때문에 이동하는 재호샘. 재호샘이 나가고 나니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다시 바라본 공책. 답이 없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그래 글감을 찾아 헤매는 내 모습을 글에 담아보자.'


이렇게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내 몸, 글을 못 써 불안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글. 억지스러운 글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안정을 주는 글쓰기를 몸과 마음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게 지킨 오늘의 나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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