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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을 내다

작가의 꿈은 계속된다

브런치 10년, 작가의 꿈 전시회를 다녀왔다.

by nay

한 달 가까이 마음 한편에 브런치 팝업 행사에 대한 기다림이 있었다. 작년 성수에서 열렸던 팝업을 경험했기에 이번엔 어떻게 꾸며져 있을지, 선정된 100인의 글은 어떤 식으로 전시가 되었을지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일까. 주말엔 집에서 뒹굴거리기를 좋아하는 나인데, 아침부터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렘을 갖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만나게 되는,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설계와 시작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떤 하나의 상품을 설계부터 시작해서 론칭하고 꾸준하게 운영해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걸 꾸준하게 유지해 나가는 건 어마어마한 노력 없이는 안된다. 나 역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자 기획/전략 업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개발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들였을지 잠시 상상해 보았다. 요즘은 자꾸 이런 부분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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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내면을 다룬 공간에서 랜턴을 비추며 글을 읽다가 언젠가 동료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저는 내 마음(생각)을 남에게 보여주는 게 어려워요’


10년 넘게 글을 끄적이고 있지만 나도 매번 이 정도까지 오픈을 해도 될까 싶은 때가 종종 생긴다. 글은 참 신기한 게, 감추려고 하면 모호하게 쓰이고,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한계가 생긴다. 그러므로 나를 내려놓고 그저 있는 그대로 솔직한 생각과 심정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이 제일이다. 상사의 피드백 중에 ‘nay님은 참 열려 있는 사람이네요’라는 말이 있었다. 글쓰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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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게 된 100인의 글. 어디 있나 싶어 두리번거리다 비로소 찾은 내 글에, 조금 들뜬 마음으로 보고 있으니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운영진의 한 분이었는데 작가 이름을 확인하고, 글이 인상적이었다며 칭찬을 해줘 쑥스러웠다. 그분 말씀으로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5000명 넘게 응모한 이벤트였다고 하니, 100인에 선정된 글에 대한 어깨뽕이 조금 더 올라갔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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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사인을 남겨 보라는 말씀에 용기를 내어 맨 앞 장에 몇 마디 짧게 적고 왔다. 그제야 다른 작가님들의 이름을 찾고 글이 눈에 들어왔다. Sweet little kitty님, 취한 하늘님 등 평소 브런치를 통해 교류가 있던 분들의 글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지난 성수 전시회 때도 그랬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뵙고 싶은 작가님들이 있다. 내성적인 나를 바깥세상과 연결시켜 주는 브런치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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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나오며 아내가 말했다.

“자기는 그래도 40대를 멋지게 보냈네”

그래, 꾸준하게 글을 쓰며 보낸 덕분인지 나의 40대는 뭔가 꽉 찬 느낌이었어.

50대를 막 시작한 나, 작가의 꿈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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