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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I Apr 03. 2021

이스트 런던, 쇼디치는 정말 힙할까?

Shoreditch: London's hippest area

 이태원, 망원동, 성수동... 핫하다고 유명한 동네에는 트렌디한 외관에 사진을 마구 찍게 하는 플레이팅, 느낌 있는 직원들까지 SNS의 해쉬태그가 끊이지 않는 음식점으로 가득하다. '멋있다'보다 '힙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런던에서 그 '힙하다'는 곳으로 쇼디치가 가장 유명하길래 런던에 가기 전부터 정말 궁금했다. 도대체 어떻길래...


 일단은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건물들은 오래됐지만  동네가 힙플레이스로 탈바꿈하면서 젊은  타깃의 가게들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대는 거주 지역으로는 매우 부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초저녁부터 술에 취한 사람들로 거리가 시끄럽고, 이유는   없지만 젊은 무리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기도 한다. 나는 런던에 적응이  상태라 치안 걱정은 없었지만 너무 정신이 없어 빨리 다른 골목으로 이동하곤 했다.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에서 가끔 들리는 싸움 소리도 소음 공해라며 싸움이 나는데 주말마다 저런 소음 속에서 살아야 한다면 견디기 힘들  같다.


 수많은 그래피티와 영국인이 아닌 직원들 때문에 쇼디치는 영국인 듯 영국 아닌 느낌을 준다. 사실 런던에는 어딜 가나 외국인 천지지만 조금 '더' 많은 곳들이 있다. 어쩌면 그래서 쇼디치가 나에게 편한 장소로 느껴진 것일 수도 있겠다. 어느 나라에서 왔건, 그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놀다가 가면 되는 곳으로 인식했나 보다.


 뱅크역 주변에 가면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많고, 첼시의 부촌에 가면 고급 승용차를 운전하는 어르신들이 자주 보이는 것처럼 쇼디치에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가게 또한 중저가 브랜드나 스트릿 브랜드가 많고, 감각 있는 개인 가게 또한 많다.


  때는 값싼 렌트비로 주민들과 스타트업들을 끌어모으던 쇼디치의 매물들은 이제 런던에서도 비싼 동네가 됐다. 바로 근처에 리버풀 스트리트 역이라는 아주  역도 있고 조금만  내려가면 고층 빌딩 밀집 지역과 템즈강이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는 주말에 Allen Gardens 가면, 기찻길  벽면의 스트리트 아트 탄생(?) 목격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신중하고 엄숙한 작업 현장이라 신기했다. 몇 번의 붓터치와 스프레이로 완성되는 줄로만 알았기 때문이다.

 벽화라 함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실어주는 느낌의 교과서 삽화스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자유로운 예술을 추구한다는 게 흥미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이렇게'하라고 정해놓고 가두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가끔 당황스러운 풍자 그림도 보인다.)


 정리하자면, 낮에는 아티스틱한 분위기가 넘치고, 밤에는 시끌벅적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안타깝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집중 단속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이제 런던에 없지만, 계속해서 런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쇼디치를 즐기는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이미 그곳의 바이브를 느껴보았기 때문에 사진만 봐도 즐거움이 한껏 밀려오는 기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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