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밤에 깨어 있습니다.
침묵의 시간입니다.
밤은 저에게 침묵을 선물합니다.
수많은 할 말이 있었지만
밤은 나에게 그저 조용한 시간만을 허락합니다.
그러니 나도 겸허히 하루를 받아들이며
고요한 시간에 겨우 안식을 찾습니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 어디쯤에 있는 경계.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요?
나는 지쳐버렸습니다.
그래요. 작년의 어느 날들처럼 나는 내 스스로에게
한 시간도 마음의 안녕을 주질 못했습니다.
나는 겉도는 생각들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마치 내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이
어떤 성분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 것만 같습니다.
나의 생각과 행동과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의미를 알아야만
나는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긴 싸움이자 내 존재를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계속 상처를 벌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상처를 입는 다는 것.
죽음을 택하지 않았다면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매일 늙어가고 죽어간다는 것이기에
우리는 원죄로서 상처를 받습니다.
이렇게 살아있음을 의식하는 날이면
나는 심장박동을 계속해서 느껴야만 하는 사람 같습니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느끼는 일이죠.
당신에게는 이런 시간들이
혹여나 찾아오더라도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고요하게 지나가길 바랍니다.
무던한 어느 봄날처럼 나도
내일이면 온전한 나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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