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꿈이 뭐야?
어린아이들에게 주로 묻는 매우 흔한 질문이다. 아이들은 주로 직업과 관련된 꿈으로 대답하곤 한다. 요즘 어떤 게 유행인지에 따라 아이돌, 운동선수, 의사, 과학자 등 다양한 직업이 어린이들의 미래를 채운다.
그런데 나는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때면 상대방이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물을 때가 있다.
꿈이 뭐예요?
이 질문은 상대방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은 내가 하는 최대한의 관심 표현과도 같다. 누군가가 꾸는 꿈을 알고 이해하는 것보다 더 그를 잘 이해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그런데 이 질문을 던질 때면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어른이 많다. 꿈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지가 너무 오래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삶에 치여 어찌어찌 살다 보니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과는 너무 멀어져서 그런 걸까? 상대방의 마음속을 알 수는 없지만, 생소한 질문에 당황한 이들이 꾸는 그 꿈이 궁금한 건 변하지 않는다.
사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의 꿈에 그리도 관심을 두는 나에게, 그리고 나의 꿈을 가꾸는 일에 열중하는 내게 ‘꿈꾸는 소리’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때로는 나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이 세상에서 어찌 꿈을 꾸겠냐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사는 게 각박해도 내게 꿈을 꾼다는 건 그리 허무맹랑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꿈은 이루라고 있는 목표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달성할 무언가보다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길잡이가 되어주는, 내 주요한 신념을 만들어주는 하나의 나침반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창 시절 때에는 직업적인 꿈을 꾸는 것이 당연하다. 공부하는 것이, 그리고 노는 것이 일인 아이들에게는 직업을 가진다는 게 큰 꿈만 같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 이상 우리는 대부분 생계를 이어가는 방법이 이미 있다. 직업에 대한 꿈은 내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 따라 그 범위가 한정되기 마련이고 매일 마주하게 되는 현실 속에서 꿈을 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꿈을 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은 쳇바퀴 돌듯 그냥 돌아가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도 잘 살아지기 때문에도 말이다.
결국 내가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기 위해,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늘 꿈을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달성하고 마는 꿈이 아닌, 죽을 때까지 나의 나침반이 되어 주는 그런 꿈 말이다.
사실 나의 꿈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내가 꾸는 꿈은, 죽을 무렵이 되었을 때 “잘 살았다”라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죽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박할 수 있는 꿈이 나의 주요 신념을 일상생활 속에서도 올곧게 지키고 싶게 만든다. 친절하기, 사랑하기, 베풀기,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곧바로 도전하기와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내가 죽을 때가 되어서 “잘 살았다”라는 생각을 못 하고 이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어른이 꿈을 꾸는 이유는 이를 달성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러한 꿈을 늘 간직했기 때문에 나의 인생이 더 풍요로웠고 마지막까지 그럴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래서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꿈을 꾸는 사람인가? 꿈이 당장 생각나지 않더라도 괜찮다. 분명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내가 그리는 인생, 곧 꿈이 있을 테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살아온 삶,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빚어낸 나만의 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당신이 그 꿈을 소중히 간직하며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