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분석실 한재석
게임회사에서 정의하는 유저의 경험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신 분
게임 내 개인화 서비스에 관심이 있으신 분
게임 서비스 경험의 확장에 고민하고 계신 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게임 경험>은 주로 게임이 실행되는 동안의 인게임 경험에 주로 집중합니다. 그러나 넥슨의 UX분석실에서는 본격적인 게임플레이가 이루어지기 이전과 이후의 경험을 <아웃게임 경험>으로 정의하고, 이 구간 또한 전체 게임 경험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웃게임 경험은 확장된 게임 경험의 한 영역으로써 인게임 경험만큼이나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고 UX분석실은 이를 보다 전문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아웃게임 경험은 게임의 첫인상을 형성하고 사용자의 기대치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게임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 게임사는 주요 변경 사항과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플레이어들은 업데이트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게임이 로딩되는 과정에서 유저의 기다림은 버려지는 시간이 아닌 추가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뀌어야 하고, 오랜만에 게임에 복귀했을 때 이전 계정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도 유저나 게임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유저들의 안정적인 게임 정착에 있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죠.
어떻게 하면 우리는 유저의 아웃게임 영역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하는 건 게임과 연관된 외부 경험에 대한 사용자 조사가 필요합니다.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어떻게 접하고 있는지, 개인마다 다른 게임 성향이라던지 플레이하고자 하는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무엇인지도 설문 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저 아웃게임 경험의 흐름에서 분석가가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일 수 있고 수집한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점마다의 개선점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유저마다 게임 플레이 성향이 다르고 관심을 가지는 게임도 모두 다르기에 이를 세그먼트로 구분하는 과정을 갖습니다. 가령 게임의 플레이할 때 <캐릭터의 성장>을 중심으로 플레이를 추구하는 유저도 있고 스토리를 하나하나 따라가는 <콘텐츠 소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유저들이 있습니다. 각 세그먼트마다 실제 게임에서의 플레이 패턴이 다르게 발생한다는 점도 아웃게임 경험과 인게임 경험 간의 데이터를 실제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도출한 결론이기에, 우리는 사전에 정의한 세그먼트별로 아웃게임에서의 경험을 인게임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이어 줄 수 있는 개인화 전략(추천 영상, 광고)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유저의 아웃게임 경험을 깊게 살펴보지 않은 상태라면 매우 일반적인 데모그래픽 기반의 UA를 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요.
아웃게임 경험에 대한 추가 리서치가 어려울 경우, 모든 유저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공통 서비스 영역에서도 충분히 개선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의 경우 유저가 게임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스토어 화면이 대표적일 텐데요. 게임에 대한 주요 특징과 매력이 텍스트와 이미지로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고 게임 콘텐츠와 일관된 톤 앤 매너, 퀄리티와 테마 심지어 유저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어조 까지도 섬세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밖에도 게임을 설치하는 과정, 계정을 생성하고 가입하는 과정, 콘텐츠를 플레이하기 이전 게임 환경설정을 맞춰가는 과정도 모두 아웃게임 공통 영역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자칫 덜 신경 쓸 수 있는 이런 아웃게임 영역에서의 부정적 유저 경험은 인게임으로의 자연스러운 유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게임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위 개인화뿐만 아니라 공통영역에서의 최적화가 기본적으로 동반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아웃게임 경험은 기능적으로 인게임과 분리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두 경험의 연결은 게임 전반인 만족도를 높이는 것 외에도 만족의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임에서의 긍정적 경험을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플레이하지 않을 때에도 게임과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상품의 구매 및 소비, 유저 간의 거래와 대화 등의 인게임 기능들도 아웃게임 영역에서 제공하여 게임 플레이 재미를 더 확장시켜 줄 수 있습니다. 아웃게임 경험을 강화하고 개선하는 것은 게임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있어 중요한 전략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통해 더 많은 만족과 연결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게임과 일상의 심리스(Seamless)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보다 통합적으로 게임 경험을 관리/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유저들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경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며 <유저의 통합 게임 경험 관리>는 계속해서 고민할 숙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