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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우주 Sep 24. 2024

초월의 언어

만해 한용운을 읽고

그대의 정열의 눈물과 나의 감격의 눈물이 마주하는 순간, 두 마음은 하나로 이어진다. 그 첫 방울이 떨어질 때, 내 가슴 속 불길은 조용히 꺼지고, 뒤이어 흐르는 그 방울들은 그대의 가슴 속에 고이 스며든다. 이 눈물은 단순한 물방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영혼이 서로를 이해하고, 깊은 사랑 속에서 하나가 되는 순간의 상징이다. 나의 불이 꺼지고, 그대의 가슴 속에 새로운 불이 피어오를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


(님의 침묵 1편-24 사랑의 불)


한용운의 글 속에서 그려지는 사랑은 단순한 개인의 감정을 넘어선다. 그는 사랑을 존재 자체의 본질로 보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의 깊은 고독과 열정, 그리고 영혼의 교감을 묘사했다. 그의 눈에는 사랑이란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생명의 끈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이성적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힘, 우리가 이 세계에 뿌리 내리게 만드는 본질적인 에너지다.


우리는 단순히 한 사람의 감정을 엿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를 둘러싼 거대한 순환과 연결을 느낀다. 슬픔과 고독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의 힘, 그 깊은 생명력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진리이자, 스스로를 초월하게 하는 힘이다. 사랑은 단순한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삶과 죽음,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한용운의 글은 서정적이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철학적 깊이는 독자를 내면의 깊은 곳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스스로가 잊고 있던 사랑의 본질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 사랑은 단순히 둘 사이의 애정을 넘어, 우주와 맞닿은 깊은 연결의 느낌이다. 

존재의 근본을 탐구하는 여행의 시간. 
이 여행을 끝내고 나면, 우리는 묵묵히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된다.사랑은 결국,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통해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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