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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이 좋아 Aug 16. 2023

다시 일상으로 여행, 출발

다솔솜네 여행 앨범: 지구 속 화성, 캐니언을 온가족이 거닐다 #5

 니언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늘도 우리 가족은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목적지에 달려왔습니다. 오늘이 캐니언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 반, 집에 가서 편안히 눕고 싶은 마음 반. 이렇게 사이좋게 반씩 저의 마음을 차지했니다.


 

 서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흙먼지를 일으며 달려간 곳에서 저 멀리 멕시코 사람들의 모자 솜브레로를 거꾸로 올려놓은 모양의 바위가 보입니다.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멀리서 보는 거라서 마음 놓고 보았습니다. 캐니언 지역을 다니다 보면 바위 하나를 사람들이 유심히도 관찰하고 이름도 적당히 잘 지었구나 각이 들더라요. 대상에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 그 이름 하나로 존재를 크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바위에 이름을 붙여 유명한 바위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의 다정함이 좋습니다.


 

 유명한 영화 레스트 검프(Forest Gump)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고난에 처했을 때 달렸던 그 도로입니다. 모뉴먼트 밸리가 배경으로 보이는 이 도로는 차들이 드물게 다니기 때문에 도로 한 복판에서 사진도 찍고 했어요. 지나가는 차들도 여행객들에게 너그럽더라고요. 생의 멋진 추억을 만드는 순간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함께 즐거워해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곳이지만 이곳을 지나는 거의 모든 차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갑니다. 미국인들에게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가 주는 의미가 큰가 봅니다.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될 때 이 장소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 마치 주인공과 뭔가 통하는 끈이라도 연결된 것같이 느껴질까요? 하여튼 우리 가족도 이곳에서 여러 컷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곳은 나바호네이션(Navajo Nation)입니다. 나바호족이라는 원주민 보호구역이자 자치국이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이곳은 관리가 철저하더군요. 입장을 위해서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증명서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예약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미리 서류를 준비해서 무사히 이곳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이던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캐년과 캐년 사이에 골짜기 널찍하게도 뚫려있었죠. 허벌판에 웅장하게도 서 있는 두 개의 기둥이 끝까지 남아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길을 잃지 않게 장소를 알려주는 일 같았어요. 황량하기 그지없는 황톳빛 땅들과 바위들의 위치를 표시하며 끝까지 남아 소명을 다한다는 것 말이죠. 저 모뉴먼트 밸리도 바람에 사라지면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세 자매 뷰포인트 (Three Sisters Viewpoint)입니다. 저기 멀리 세 개의 기둥이 보입니다. 큰 언니, 막내, 둘째 언니가 나란히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언니들이 막내를 가운데에 앉히고 돌봐주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어요. 삼 형제라면 좀 구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없이 펼쳐진 량한 황토밭에서 만나는 저런 포인트가 눈요기솔솔하더군요. 바위의 이름은 무엇일까, 짐작하고 맞혀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저 멀리서 티스트 뷰 포인트(Artist's Viewpoint)가 보였습니다. 왜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별다른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사막처럼 드넓은 땅에 조각처럼 멋지게 들어선 캐니언을 보고 예술적이라고 느꼈나 봅니다.

 새로운 지역에 도착할 때마다 그곳에 있는 작은 풀들을 보며 나직이 읊조립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이번 생의 마지막 만남이라고요. 그러면 황량하기만 했던 풍경도 생기를 찾습니다. 저의 마음에 갑자기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보이는 순간이죠.


 

 이번 여행의 진짜 마지막 코스인 슈 밴드(Horseshoe Bend)에 도착했습니다. 멋진 풍경 때문인지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특히 미국인들에게 홀스슈는 행운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더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말굽 모양의 물길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연의 솜씨에 경탄했습니다.


  여행에서 아들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하늘 높뛰었습니다. 아빠의 콘셉트도 있었지만 즐거워하며 끝까지 최을 다날아오르는 아들의 모습이 멋졌습니다. 면서 사진 찍는 아들을 보며 렇게 세상에 나가서도 끝없는 하늘을 향해 웃으며 날아오르길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마지막 여행지를 구경하고 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습니다. 몸은 많이 지쳤지만 마음웅장한 자연을 보며 배운 여유와 감사로 습니다. 여행의 유익은 이렇게 나 자신과, 일상과, 함께 하는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이런 감사는 현재를 채우는 순간순간을 버티는 힘이 됩니다. 이제 비행기 타고 다시 샬럿으로 날아가서 그곳에서의 일상 여행을 시작할 차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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