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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이 좋아 Aug 17. 2023

오로라가 보고 싶어서

 다솜솔네 여행 앨범: 살면서 다시 알래스카에 갈 수 있을까 #1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하지만 주위에 다녀온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곳, 알래스카(Alaska). 어느 책에서나 보았던 알래스리 가족이 함께 녀왔습니다. 주변 누군가가 북유럽에서 새벽 오로라를 보고 왔다고 해서 나도 보고 싶다고 한마디 흘렸는데 남편이 그 얘기를 듣고 오로지 오로라 때문에 이 여행을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알래스카에서 오로라를 려면 11월에서 4월에 가야한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추운 11월이나 12월에는 분홍빛 오로라도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 가족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를 보기 위해 4월에 두꺼운 점퍼를 여행 가방에 눌러 담았습니다.


 

  가족이 사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 샬럿(Charlotte)에서 알래스카(Alaska)주에 있는 앵커리지(Anchorage) 목표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크지만 가장 한적한 주 알래스카에 드디어 입성한 것이죠. 비행기 창밖으로 설산들이 보이시나요? 이곳이 알래스카, 눈의 나라입니다. 겨울왕국에서 보았던 크리스토퍼의 친구 스벤 같이 생긴 순록 동상도 이곳 공항에서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4월인데도 공항 문 옆에 쌓여 있는 눈을 보며 눈의 나라에 온 설렘이 가슴 가득 자리 잡았습니다.  


 

  밤늦게 알래스카에 도착한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애써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 숙소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이곳이 알래스카인 것을 으로 확인했습니다. 샬럿에서는 꽃나무에 꽃이 피고 온기가 전해지는 봄 공기 속에 살다가 하루도 나지 않은 시간에 사방이 설산으로 둘러싸인 바닷가에 서 있으니 공간의 변화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비행기는 탈수록 신기한 물건인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우리 삶의 공간을 바꾸어 줄 수 있다니 말이죠. 비행기를 만든 사람의 상상력과 추진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비행기를 상상하고 개발한 덕분에 다채로운 배경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으니 말이죠.


 

 우리는 앵커리지에서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센터(Alaska wildlife conservation center)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야생에서 볼 수 있는 알래스카 동물들을 만났어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야생동물들이 보이면 잠깐 차에서 내렸는데 그때의 추위는 제가 생전에 처음 겪어본 것이었습니다. 북극의 겨울이 휘두르는 칼바람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살이 에는 듯한 추위가 무엇인지 몸소 체험했습니다. 선글라스가 없으면 눈알이 얼어버릴 것 같았고, 분명 두꺼운 점퍼를 입었는데도 맨몸으로 바람에 맞선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은 야생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구조된 야생동물들을 보호하는 곳이라 보통의 동물원처럼 동물들이 불쌍하게 갇혀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인간들이 동물들을 구경하는 장소로서의 공간이라기보다는 동물들이 지내기 안락한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것이 목적인 것이죠. 그래서 이곳 곰돌이들은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느긋하게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고, 여러 동물들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인공적이지 않은 이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동물들에게 참 친절한 공간이었습니다.

 곳에서 알래스카에 많이 살고 있는 들소인 바이슨(Bison)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실내 공간에서 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한국을 잘 알고 있더군요. 서울, 부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남편은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여행 정보를 잘 물어보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아주 친절히 여행지를 설명해 주고 여행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를 줍니다. 우리는 여기서 바이슨에 대한 설명도 듣고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팁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밤에 오로라 사냥에서 꼭 필요했던 앱도 소개받았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인상은 그곳 주민에 의해 결정되는데 알래스카는 날씨는 춥지만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역시 여행의 피로는 있는 음식이 가장 잘 풀어주죠. 이앵커리지에서 피자 맛집에 갔는데 역시 어딜 가나 그 지역 피자 맛집은 실패가 없는 걸 또 다시 확인했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으로 더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숙소에서 쉬다가 오로라 앱이 알려준 새벽 시간 40분 정도를 차로 달려 오로라 사냥을 나갔습니다. 오로라 사냥이라고 표현하니 뭔가 참 거만해 보이네요. 사실 실제로 오로라를 보면 사위의 장엄한 하늘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신비로운 빛이라 경외감이 먼저 듭니다. 뭔가 지구의 끝에 서서 우주 쇼를 구경하 천상의 오케스트라 소리함께 듣는 것 은 신비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이날 우리는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만난 아저씨가 알려준 앱을 보며 오로라를 추척했습니다. 오로라가 잘 보인다는 어느 마을 하늘에서 초록 오로라를 첫 대면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눈물도 나면서 이런 광경을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입에서 절로 새어 나왔습니다. 감동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이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카메라가 담을 수 없는 그 광대함과 신비로움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욕심에 서둘러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하지만 역시 눈으로 보는 것이 제일이더라고요. 아직 눈을 대신할 수 있는 카메라는 없는 겁니다.

 오로라는 그리 길게 보이지 않았어요.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계속 움직이다가 이내 사라졌습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가슴 떨리는 오로라와의 첫 대면 식을 아쉬워하며 숙소로 향했습니다. 우리가 오로라를 보고 온 마을은 오로라가 자주 나타나는 곳입니다. 거실창이나 발코니에서 오로라를 일상적으로 보며 사는 사람들에게 오로라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새벽 오로라 사냥을 마치고 숙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꿈같이 마무리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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