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뜬구름이 좋아 Oct 16. 2023

마무리는 다시 솔트 레이크 시티에서.

다솔솜네 여행 앨범: 옐로스톤에서 살아서 탈출하기 #4


 옐로스톤 국립공원 폭풍으로 급하게 탈출한 다음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안함 자체였습니다. 리는 와이오밍 주(State of Wyoming)의 잭슨 홀(Jackson Hole) 지역의 한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에 Grand Teton national park에 갔습니다. 하지만 입구가 막혀 있었습니다. 아름답다던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드라이브로 마무리하게 되었죠. 아직도 아쉬움이 크게 남네요. 아마 어제 폭풍 예고의 후유증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Teton Village Jackson Hole Mountain Resort로 목적지를 변경하고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식당들과 가게들이 즐비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특산물인 듯한  허클베리로 만든 아이스크림먹었습니다. 사실 맛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유명하다고 해서 먹어보니 특별해지는 기분이었죠. 모든 것은 의미 두기 마련이니까요.


 

 이곳에서 우리는 하루동안 Tram과 Gondola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을 구입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설산을 보면서 이것들을 타고 올라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궁금했거든요. 처음에 Tram을 타고 산 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탔습니다. 창밖을 보며 그림처럼 펼쳐지는 지상의 풍경에 감탄했습니다. 을 자세히 보니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을 닦아놓았더군요. 이곳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면 얼마나 신날까요. 어딜 가나 미국인들은 레저에 진심임을 느낍니다.



 이곳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몇 분 전에는 완연한 봄날씨로 자작나무 연둣빛 잎들이 산들바람에 살랑거렸는데 이곳은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마법사가 계절을 마술봉으로 바꾸어 놓은 것 같이 신기했습니다. 산 정상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어른들은 커피, 아이들은 핫초코로 갑자기 만난 추위로 언 몸을 달랬습니다. 그곳 옆 테이블에 한 미국인 아기 엄마가 한국에서 공군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남편도 군산에서 공군으로 군복무를 했기에 공군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습니다. 역시 세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다시 지상에서 내려와 실개천이 흐르는 잔디밭 위에서 뛰어놀고 놀이터에서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Bridger Gondola도 탔습니다. 우리 가족만 함께 타고 높은 곳에 오르기 때문에 듣고 싶은 노래도 들으며 놀았습니다. 그때 들었던 노래를 지금 들으면 곤돌라를 타고 설산을 올라가는 풍경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노래는 추억을 담아냅니다. 이렇게 눈앞에 펼쳐지는 봄 풍경이 바로 설산으로 바뀌는 신비로운 체험을 몇 번하면서 떠나기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배꼽시계가 경렬 하게 울린 탓에 우리는 근처 Hand fire Pizza라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소박한 입구 모습과는 다르게 실내는 장함이 느껴지는 식당이었습니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규모의 식당입니다. 많은 자리를 꽉 채운 손님들을 보니 맛도 기대되었습니다. 역시나 맛있더군요. 피자는 역시 실패가 없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근처를 걸었습니다. 번화가라서 그런지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즐비하고 구경할 것도 많았습니다. 관광지답게 말이 모는 마차들도 지나다니더라고요.  Jackson Town Square 갔습니다. 이곳은 조지 워싱턴기념 공원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입구마다 설치된 엘크 뿔로 만들어진 아치였습니다. 겨울에 이 공원은 아이스 링크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겨울의 풍경이 궁금해지더군요. 겨울에 한번 더 오고 싶지만 시간과 물질의 한계 때문에 생각으로 그치겠지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입니다. Pinedale 지숙소에서 출발하여  다시 Salt Lake City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한 날도 생각나고 여행 중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예로스톤 국립공원에서 폭풍 예고로 서둘러 나와야 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볼 것은 다 봤다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Salt Lake City Public Library에도 들렀습니다. 이곳은 규모도 크고 각 층마다 특색 있는 인테리어로 구경거리가 많았습니다. 가슴이 펑 뚫리는 옥상정원이 멋있었습니다. 청소년 이용 공간이 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책 만들기 프로그램 운영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각자 관심 분야의 소책자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개성이 넘치는 여러 책자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층은 작가별 그림 전시와 판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다채로운 문화센터 역할을 감당하는 도서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도 어린이 도서관에서는 동굴, 통나무 집과 같은 독서 공간, 대형 체스 판 등으로 동심을 겨냥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또 Seeds Library라는 제목으로 여러 씨앗들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운영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Utah State Capital에 갔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시각이었습니다. 이곳 앞마당에서 지는 해를 배경으로 단체 요가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참여 인원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건물 내에는 온통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마치 궁전처럼요.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공공 기관에 공을 많이 들여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미국인들의 생각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웨딩 촬영처럼 개인들의 필요에도 응하는 모습도 부러웠습니다.



 우리는 다시 미국 동부 샬럿(Charlotte)으로 아갑니다. 여행 첫 출발지 Salt Lake City International Airport에서 다음 여행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비행기를 기다렸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살아서 탈출한 옐로스톤, 고마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