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의미 프로젝트 1월 '행동' -3 - 20분 글쓰기
20분 글쓰기
이번 달 주제인 '행동'을 실행한 지 벌써 3주 차이다. 한 해의 시작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단 3주만 보냈을 뿐인데 벌써 내 행동 습관의 변화가 체감되기 시작하고 있다. 1월 첫째 주부터 글쓰기는 시작했지만 다섯 개 정도의 글을 써놓고 작가 신청을 한 지 2일 만에 신청 승인이 됐다. 드. 디. 어 어제 처음으로 서랍에 고이 넣어놓았던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행동'이 잘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언급한 '1분 이내 가능한 일은 바로 하기'는 머리와 몸이 많이 익혀서 사소한 일들은 고민하지도 않고 그냥 바로 해버리는 경우가 늘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 순간 바로 베개와 쿠션을 정리하고 바닥에 발을 닿는 순간 이불을 정리한다. 어떤 하루는 이 행동을 놓치고 화장실에 먼저 다녀왔는데 방에 들어오자마자 정리가 안된 이불을 보고 바로 뭔가 잘못된 기분이 들었다.
쇼핑을 하고 와서 정리도 바로 하고, 사용한 물건은 좀 더 의식해서 바로 있던 자리에 갖다 놓기 때문에 평소 생활할 때 쓰는 물건이 바로 손에 잡히게돼서 일상생활도 더 편해진 것 같다. 어디에 놔뒀는지 생각해야 할 일이 줄었다. 많은 '사소한 행동의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언어 습관도 흥미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주에는 ~해야 되는데 라는 말을 쓸 때, 이 표현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니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데 라는 표현을 쓰면 머릿속에서 ~할 거야로 고쳐 말하곤 했다. 예를 들면 '전구 불이 약해졌어, 갈아줘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자동적으로 하다가, ' 아, 전구 갈 거야'로 바꾸는 게 순서였는데 이제는 약해진 전구를 보면 그런 단계 없이 '아 전구... 갈아야겠다!'로 변했다.
확실히 나의 행동 근육은 계획대로 잘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제일 큰 목표인 행동 기록장은 진행하면서도 재미와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이번 주 경험까지 합쳐서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어제부터 공식적으로 생긴 내 브런치 공간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됐으니,
오늘은 이번 달 '행동'의 습관 목표 중 하나인 '20분 글쓰기'에 대해 자세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이번 연도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쓸 일기장을 정리할 때가 있었다. 내 일기장에서는 종종 버킷 리스트를 발견할 수 있는데 보통 새롭게 일기장을 쓸 때 그 전년도에 하지 못한 일들은 그대로 다시 새로운 버킷 리스트에 옮기곤 한다.
이번 달 주제를 '행동'으로 정했을 때 , 나의 2022년 버킷리스트를 봤다. 이번 연도에도 역시 새롭게 배우고 싶은 활동 리스트가 많이 쌓여있었다. 스페인어 다시 시작하기 / 피아노 배우기 / 페인팅 내 작품 만들기 / 수영 배우기 / 구기종목 한 가지 배우기 등등....
그중에서 제일 눈에 띈 게 있었으니 바로 '글쓰기'이다.
자그마치 10년이 넘는 내 버킷리스트에서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활동이 바로 '글쓰기'였고, 그렇기 때문에 '행동하기'가 주제인 이번 달에 제일 맞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사실 지금도 내 내 글쓰기 솜씨에는 자신이 없다. 이곳 브런치만 둘러봐도 얼마나 능력자 분들이 많은지, 내가 감히 신성한? 곳에 글을 올려도 되나 싶기도 하다.
지금도 그런 마음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내 마음속에 있던 심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감히 글을 쓸 수 있을까? 차라리 '내가 글을 쓰면 작가가 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만 가지고 평생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어딘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난 글의 제목처럼 '행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이고, 이번 글의 제목처럼 꿈을 현실로 만드는 비결은 '행동'이다.
그렇게 결정한 게 바로 이번 글쓰기였다. 나는 예전에 이미 영어공부와 여행 관련된 네이버 블로그를 반년 정도 운영하다 중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 글쓰기는 '20분 글쓰기'로 그 목표를 정하고 나만의 룰을 몇 가지 정했다.
이번 한 달 동안 20분 글쓰기를 매일 할 수 있는 습관으로 정하고 습관 기록장에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저 글을 써야지! 보다는 매일 20분 글을 써야지! 가 좀 더 행동으로 옮기기 쉽게 해 준 것 같다.
1.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다. -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 욕구가 치솟지만, 20분만 앉아서 쓰면 된다고 생각하니 더 부담이 없었다.
2. 습관 기록장과 병행하니 더욱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 특히 매일 하루를 마감하며 체크하는 습관 기록장에 기록을 해놓으니 좀 더 자주, 꾸준히 쓸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주 평균 5일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브런치를 썼다.
3. 자존감이 올라간다. - 위에 언급했다시피 거의 15년이 넘는 시간을 언젠가 글을 써야지... 이런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실행에 옮긴 적이 없었던 내가 드. 디. 어 글쓰기와 관련한 행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이에 따라 자존감이 올라간 느낌이다.
4. 글 쓰는 시간이 즐거워졌다. - 이 부분은 초반과 후반이 좀 다르게 와닿았다. 초반 2주에는 내가 뭔가를 쓴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어딘가에 털어놓는다는 것 자체로 즐거운 기분이 들어 글쓰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20분으로 정해놓고 시작은 했지만 쓰다 보면 몰두하게 되어 20분을 넘어 한 시간, 두 시간까지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5. 글 쓰는 시간이 힘들어졌다. - 위의 이야기에서 바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3-4주 차에 접어들자 20분 글쓰기는 어느 순간 글 쓰는 시간이 한 시간-두 시간으로 자연스레 늘어나게 됐다. 또 의미 프로젝트 시작 전에 써놓고 싶은 나의 과거 이야기나 프롤로그 등의 내용을 먼저 쓰다 보니 정작 써야 할 1월 도전 과제에 대한 진행사항과 느낀 점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그 템포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의 계획은 5개 / 월인데 이번 달에 벌써 7번째 글을 쓰고 있으니 벌써부터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시간을 20분으로 맞춰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6. 이번 1월 목표를 통해 앞으로 1년이 더 나아지게 됐다. - 이번 달 포커스 중에 하나가 바로 글쓰기였기 때문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덕분에 또 브런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내가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아직 여러모로 미숙한 병아리 단계이지만 불과 1월 1일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한 달 만에 이런 계획표를 채울 글들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대단하지 않은가. :)
사실 브런치 글쓰기는 앞으로 1년 동안 계속 같이 할 예정인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이 중요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안정적으로 글을 써갈 수 있으면 좋겠다.
7.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게 됐다. 내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 이번 의미 있는 삶 찾기 프로젝트에 '글쓰기'라는 행동 자체가 잘 맞는 것 같다. 이번 한 달 동안 글을 써가면서 나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내 마음속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의 과거 이야기를 보면 알겠지만 특히 힘들었던 최근 몇 년 동안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터 놓을 수 없었는데 이 공간에 용기를 내서 그 내용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있어선 이미 큰 변화이다.
(나의 과거 이야기는 이곳에서 확인) https://brunch.co.kr/@hantole/4
글쓰기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 같다. 이게 바로 의미 있는 삶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글을 마치기 전에 한 달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고 올리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팁과 앞으로 내가 브런치를 하면서 지키기로 결정한 몇 가지 내용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1. 글쓰기는 가능한 주 5회 이상은 하도록 하되, 그 시간은 20분만 투자해도 된다.
- 10분은 퇴근 후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기엔 너무 짧은 것 같고 30분은 심적 부담이 느껴질까 해서 고민하다 정한 시간이 20분이다. 내가 예전에 언급한 80/20 룰도 염두에 뒀다. 20%의 노력이 80%의 결과를 가져온다. 한 번에 두 시간 세 시간 자리에 앉아있는 것보다 꾸준한 20분이 낫다.
- 20분으로 시간을 정해놓으니 첫 글을 쓸 때 심리적인 부담이 없었다. 글 하나를 완성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일단 앉아서 20분 동안 뭐가 됐든 써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며칠을 투자하다 보니 자연스레 20분이 30분이 되고, 한 시간까지 글쓰기를 하게 만들었다. 우선 20분 글쓰기를 하다 보니, 점점 내가 브런치에서 올릴 글에 대한 아이디어와 계획이 떠올라서 지금은 첫날보다 글 쓰는 게 좀 체계적으로 정리가 된 것 같다.
2. 내가 원한다면 20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도 되지만, 되도록 한 시간 이상은 넘기지 않도록 한다.
- 위의 규칙과 이어지는 부분이다. 사실 글을 쓰다 집중하게 되면 20분을 초과할 때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단, 그렇다고 해도 하루 한 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곳에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서 빨리 지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 잠시 예전 네이버 블로그 이야기로 돌아가 내가 왜 블로그 글쓰기를 멈췄는지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블로그 시작 초반에는 꽤나 열심히 정성 들여 글을 올리고, 짧은 시간에 비교적 네이버에서 말하는 이른바 '고품질' 블로그가 됐고 2천 명의 이웃도 생겼는데, 후반기에 그 흥미를 잃고 말았다. 그 이유는 글을 쓰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현실 생활이 더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멈추게 됐었다.
- 마인드 컨트롤 : 나의 글쓰기는 '내가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이다. 부담이나 압박을 느껴야 하는 '일'이 되지 않게 주의한다.
3. 내 필력에 대해 자만도, 무시도 하지 말자. 더 잘 쓰려고 너무 노력하지 말자.
- 브런치가 바다라고 비유하자면, 이 바다는 너무 많은 능력자 분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바다사자, 고래, 상어 등등.... 그와 비교하면 나는 한 마리의 멸치다. 멸치가 고래 인척을 할 수는 없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꾸밈없이 글을 쓰자. 적어도 나는 나라는 한 명의 독자가 있다.
- 타인의 글에서 배울 점은 배우되 그들의 글과 나의 글을 비교하지 말자.
4. 라이킷, 구독 등 독자 피드백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 이 규칙은 글을 처음으로 발행한 이후로 즉시 만들었다. 글을 올리고 30분도 안됐는데 라이킷이 들어와서 놀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올렸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오다니! 글을 처음 올린 날 나는 30분마다 한 번씩 핸드폰 브런치 어플에 들어가 라이킷이 더 늘었나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 알고 보니 처음 글을 올리면 어느 정도의 라이킷은 모두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마디로 100% 진실된 피드백으로 생각할 순 없다는 것. 글을 올리고 반나절만에 어플을 계속 들락날락거리게 된 나를 보고 결정했다. 적어도 초반 반년은 사람들의 반응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로. 바로 핸드폰 어플 알림 설정을 껐고 하루에 한 번 정도만 확인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Writing is the action of thinking, just as drawing is the action of seeing and composing music is the action of hearing"
- Brenda Ueland
"글쓰기는 생각의 행동이다. 그림이 보는 것의 행동이고 음악이 듣는 것의 행동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