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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친니 May 10. 2021

5살 때까지 기다려봐

가 아니라, 6살 때까지 기다려보자

 

 “우리 아이 말이 늦어요...”

 “5살 때까지 기다려줘도 충분해요.”


 솔직히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경험 상, 단순히 ‘언어’만 느리다면 더 기다려줘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외에 심리적으로나 인지, 신체적인 발달에도 문제가 보인다면 그땐 5살 때까지 더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첫째는 말도 늦었지만 인지, 언어 이해에서도 부족함이 보여서 38개월에 언어 발달 센터를 찾아갔다. 그리고 1년 2개월 정도 언어 치료 수업을 듣고 치료를 중단했다. 언어 치료 종결이 아닌, 엄마인 나의 선택이었다.


말이 트이지 않았어도
5살 때까지 기다려주라는 말은
정답이 아니구나...


  언어 치료 중단과 함께 유치원 등원도 함께 멈추었다. 심각해진 바이러스 확산에 가정 보육을 하게 되었다.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자신이 없었다. 그때 나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아이는 발전이 없어 보이고, 나도 두 아이를 가정 보육하기에는 점점 지쳐갔다.



 

 6살 반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3일, 아이는 빠지지 않고 유치원에 등원하고 있다. 오랜만의 등원 길에서는 눈물을 보이던 아들이 가지 말라고 나를 붙잡긴 했지만, 울지 않고 씩씩하게 들어갔다. 새로운 반에 가서 적응 못 할까 봐 걱정했는데, 부쩍 성장한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6살 때부터는 ‘또래 자극’이 가장 중요하다.

 

 언어 발달 센터에서 우리 아이보다 한 두 살 많은 엄마들에게 들었던 조언이다. 100% 공감한다!

지금도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새 학기 전에 세 달 동안 가정 보육을 했던 일이다. 물론 그때엔 바이러스 전파가 무섭고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함이었지만, 그 세 달 동안 또래 자극을 더 많이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이제 겨우 등원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아이가 쓰는 문장 표현이 매우 다양해졌다. 문장도 길어지고 어휘 흡수가 빨라졌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짧은 문장으로라도 전달해주고, 고집이나 떼쓰기가 많이 줄었다.


화재 대피 훈련 과정 설명하기

선생님 이름은 *** 선생님

엄마, 우리 이제 어디 가요?

동생은 어디 있어요? 할머니는요? 할아버지는요?


  가장 중요하다는 5살에 받은 언어 검사에서 1년 넘게 발달이 더디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나는 그때 치료를 중단하는 엄청난 결단을 내렸다. 아이 언어 실력이 정상 범주가 아닌데도 치료를 멈춘다고? 언어 지연 아이를 둔 엄마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수업 횟수를 서서히 줄이고 완전히 끊지는 말라고 조언을 듣기도 했다. 사실 나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불안해진 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와 함께 한 시간에는 발전이 더뎠지만,
또래 활동을 시작한 6살부터는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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