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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육 Mar 28. 2021

학교 형들에게 진로를배워요_화산노트(16)

PART 2. 화산의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며 성장했을까?

PART 2. 화산의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며 성장했을까?                                                  

학교 형들에게 진로를 배워요 – 1~3학년이 같이 살아가는 기숙사 속에서 배우는 작은 사회     

정말 기숙사를 형들이랑 같이 써요? 기숙사에 관한 질문은 화산중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항상 물어보는 중요한 질문이다. 화산중학교는 기숙사 방 배정을 하는 데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이불을 사용하고 1~3학년이 한 방에 배정되어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집에서 혼자 편하게 자기 방을 쓰던 학생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같은 학년도 아니고 고학년과 같이 쓴다는 말은 항상 예비 1학년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말 같다. 처음 이런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조차도 ‘왜 그렇게 하지?’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기숙사를 제공하는 대학, 고등학교, 중학교의 경우 요즘에는 4인실도 줄어드는 추세이고, 같이 방을 쓴다고 해도 대부분 같은 학년을 배정해주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서는 학년에 따라서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 고등학교 기숙사는 다른 학년이 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 세대의 학생들에게 같이 방을 쓴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부모 세대라면 한 방에서 여러 형제자매가 같이 방을 써본 경험이 많겠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방을 쓰게 할까?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기숙사의 장점은 함께 생활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규칙과 사회성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기숙사의 공간을 공유하면서 같이 공부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예의범절과 사회적 규칙을 배워나간다. 같이 방을 치우기 위한 시간을 정하며 역할을 배분하고, 서로 같이 공부도 이야기하고 때로는 3학년 선배가 고등학교 원서를 쓰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거나 선생님들이 가르쳐줄 수 없는 공부의 팁 같은 것들을 다른 학년과 함께 배운다. 

또 부모에게는 말할 수 없는 나름의 고민이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등에 대해서 방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한 학생이 “엄마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기숙사 언니들과 같이하다 보니 나랑 같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너무 공감되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학교생활이 이제는 힘이 난다”라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물론 여러 사람이 생활하다 보면 사소한 다툼과 싸움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어른이라도 여러 사람과 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불편한 점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 불편한 점을 서로 이야기하고 조정하고 때로는 싸웠다가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 성장한다고 본다. 혼자서 생활하는 기숙사보다 같이 사용하는 기숙사가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엄마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기숙사 언니들과 같이하다 보니 나랑 같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너무 공감되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학교생활이 이제는 힘이 난다.”     

1, 2, 3학년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도록 한 화산 중학교의 독특한 전통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년과 같이 이불을 펴고 방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다른 어떤 학교들의 기숙사 생활보다도 매우 큰 장점이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학교에서도 화산중학교를 벤치마킹해도 좋을 것이다. 서로 다른 학년들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학습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이 화산의 독특한 문화이면서 학생들의 역량이 성장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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