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멍 -
바람이 움직이는대로,
그 길을 만들어주는 연기가
나는 좋았다.
바람의 그림자 같기도 해서
같이 움직여보고 싶었다.
그래서 향이 더 좋아졌는지도 모르겠다.
궁금했던 약초와 식물들을 말려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쉽지 않았다.
향을 피우면, 금방 연기가 사라지거나.
좋지 않은 향이 나오거나.
하얀 재가 아닌 검은 재가 되어
단단한 모양으로 굳어버리거나.
—
드디어 연기가 피어오른다.
꽃향과 나무향이 공존하며 향이 피어오른다.
연기가 활활 타면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누가 나무에 향수를 뿌린 듯하다.
여러 갈래로 춤을 주는 연기를 보며
내 마음도 춤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