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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리 May 20. 2024

빛바랜 꿈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었습니다.

긴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빛바랜 꿈을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바래지는 게 사실이지만

꿈이라 일컫는 당신과의 시간은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스며드는 빛을 따라 깊고 선명하게 바랬습니다.


나는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

빛바랜 꿈을 유영하고 있습니다.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잠을 안 잘 때에도, 눈을 뜨고 있을 때에도

문뜩 꿈을 꾸곤 하니까요.


이 빛바랜 꿈이 당신에게도 흘러

부디, 당신의 밤이 평안하기를

행복에 겨운 새벽을 보내고

눈부신 아침을 맞이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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