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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원 Oct 28. 2022

[서평] 여덟 단어-1강 자존

내 안의 별을 찾는 삶


광고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박웅현 작가님의 여덟 단어라는 책을 읽었다. 그중 가장 첫 번째 단어인 자존에 대해 읽고 느낀 점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자존은 말 그대로 나를 중히 여기는 태도다. 나는 자존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박웅현 작가님은 일관되게 스스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내 안에 있는 점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점들을 이어나가라고 말해준다. 어떤 외부의 권위나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비로소 나의 내면을 오롯이 바라볼 때 자신이 가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동안 너무 외부에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고 타인의 말과 가치관에 기대어 살아왔다. 미술을 시작했을 땐 꼭 최고의 미술 대학인 홍익대에 갈 것이라 결심했다. 홍익대에 꼭 가야 하는 이유가 그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교육이나 교수진이 좋아서 내 성장에 도움이 되서가 아니라 그저 이름값에 매달린 것이다. 사소한 식사메뉴를 선택할 때도 그렇다. 끌리는 대로 선택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살피기 바쁘다. 이 집은 맛있고 저 집은 맛이 없고 식사메뉴 같은 사소한 선택부터 대학 같은 중대사까지 전부 타인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었다. 이 책은 누가 추천했고 인생에서 꼭 읽어야 하는 리스트에 있어서 읽곤 했다. 그 책이 별로 재미없는데도.


사실 선택의 기준을 내 안으로 돌리면 선택의 본질이 보인다.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는 좀 더 질 좋은 공부를 통한 나의 성장에 있다. 나의 점심 메뉴 선택의 이유는 그저 내가 먹고 싶기 때문이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그저 내가 재밌고 내 사고력의 성장에 도움이 되느냐이다. 


내가 처음으로 내 안으로 눈을 돌린 시점은 군대에 있을 때다. 전 군 단위의 장관상이 걸린 문학상에 글 한 번 써본 적 없던 내가 수필을 적어 출품했다. 서투르고 어설펐지만 그저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결과는 병영문학상 수필부문에서 가작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상금 100만 원과 국방부 장관상을 받았다. 단지 내 안으로 시선을 돌렸을 뿐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때 내가 가진 내 안의 것들을 존중한다. 내가 예술학과를 복 전하고 싶다고 말하니 사람들은 '똑똑한 친구들 사이에서 성적이 안 나올걸? 너 크게 발릴 거야.', '예술학과는 취직에 도움도 안 된다는데 굳이?.'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말들에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예술학과 복수전공이라는 선택을 할 것이다. 내가 읽은 책들에서 좋은 카피라이터이자 광고인이 되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는 말을 반복해서 읽었고 예술학은 미학, 역사, 종교, 철학 등의 갖가지 학문이 버무려진 좋은 학문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말처럼 가서 신나게 발려버릴 수도 있다. 성적이 안 나와서 절망감을 느낄 수도 있고 수업을 못 따라가서 후회를 할 수도 있다. 나의 선택을 존중했듯이 선택에 대한 결과도 존중하면 될 뿐이다. 


앞으로 어떤 외부의 권위가 나를 마음대로 흔들려고 할 때 나는 나다움을 읽지 않기 위해 자존이란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무작정 내 말만 맞다는 게 아니다. 그저 나와 많은 대화를 통해 알아낸 많은 점들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할 뿐이다. 나는 나를 존중하면서 나답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 강의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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