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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꼽슬이 Apr 10. 2024

아이와 겨울방학 여행

가야를 찾아 김해로

일 년에 몇 번은 부산 여행을 가게 된다. 25살 가을, 부산국제영화제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밤기차를 타고 내려왔던 게 첫 번째 여행이었으니...


시티투어 버스도 타봤고, 오동도와 동백섬, 해운대, 광안리, 벡스코, 송정해수욕장, 기장 앞바다, 해동용궁사, 아쿠아리움,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황령산 야경에 달맞이길까지... 안 가 본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번엔 좀 다르게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니 더더욱.


역사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거창하지만, 부산을 포함한 우리나라 역사를 생각해 보니 가야가 문득 떠올랐다. 그래, 이번에는 가야로 떠나는 여행이다! 내가 생각해 놓고도 기특하다며 스스로 칭찬해 본다. 테마가 있는 여행~~


가야 하면 김해 김 씨의 시조, 김수로왕과 김해라는 도시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부산과 매우 가까운 김해를 주 여행지로 정했다.


한 번도 안 가 본 도시, 김해. 새로운 곳을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의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그 순간이 좋아서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것임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사를 공부한 것은 고등학생 때가 마지막인 듯싶다. 살아가면서,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면서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느끼는 분야가 역사이다. 아직은 물리적 시간의 부족으로 손을 못 데고 있지만, 아이와 함께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도 함께 읽으며 공부하고 싶다.


가야 역사는 생각해 보면 정말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가 학생 시절에는 비중이 지금보다도 더 적었고, 신라 옆에 작게 존재했던 부족국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기억이다. 금관가야의 금관이 매우 화려했던 기억의 절편이 조금 남아있을 뿐... (그런덴 여기서 '금관'은 철을 지배하는 나라였다는 의미였다... 금관이 아니라 ㅋ)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 고분군들이 많이 발굴되면서 가야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내가 배우던 시절보다 훨씬 가야 역사에 대한 자료가 풍부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더더욱 아이와 가 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권의 책을 읽으려고 빌렸는데, 완독은 못했지만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은 바로 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였다.


일상이 고고학 :  나 혼자 가야여행


가야 여행 때문에 도서관에서 검색하다 발견한 책인데, 시리즈로 되어 있는 것을 알고 나 혼자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다른 지역에 대한 책도 읽고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찾은 곳은 대성동 고분 박물관이다. 경주 말고는 무덤이 이렇게 모여있는 곳을 가 본 것은 처음이다. 문자가 없던 시기에 전성기를 누렸던 가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7개의 고분군이 발견되면서 그 역사가 더욱 깊이 연구되고 있다. 이제는 삼국시대가 아니라 사국시대로 불려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고분 터와 고분들을 보고, 우리는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김수로왕 탄강설화 이야기를 담은 구지봉 공원을 산책하며 구지봉 고인돌도 보고 여러 조형물들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촉박하여 수로왕비릉은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고, 다음에 가게 되면 꼭 가 보리라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며 가야의 유물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시간당 50명씩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유치원생에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가보면 좋을만한 내용과 구성이었다. 이미 4학년을 마친 딸은 시시해했지만, 그래도 퀴즈를 풀어보며 가야에 대해 좀 더 공부할 수 있어 괜찮았다.


아이와 나중에 가야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책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며, 짧지만 새로웠던 김해에서의 가야를 테마로 한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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