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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꼽슬이 Jul 10. 2024

나에게 필요한 것

짐 싸기를 고민하다

1 년간 그곳에서 살 준비를 하며,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 본다.

그곳에서 살 수 있는 것,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들고 가지 않아야 하므로.


나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시간이다.


나는 읽는 사람이다.

나는 쓰는 사람이다.

나는 달리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안다.


한글책을 무한정 들고 갈 수는 없다.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았고, 그곳에서 꼭 읽고 싶은 책 몇 권을 챙기기로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자책 단말기로 읽을 것이다.

4월의 생일은 덴마크에서 필요한 것을 선물로 받던 시간이었다.

그때 엄마에게 받은 크레마 모티프.

이걸로 책 읽을 때마다 엄마 생각을 할 거다.

그러려고 엄마에게 받은 선물.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다.

그래서 맘에 드는 만년필 몇 자루와 만년필용 노트를 챙겼다.

그곳에서도 쓰기로 마음먹어본다.

신고 달리던 운동화를 가져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뒤창이 약간 닳았기에.

짐이 많아져 무게가 초과되면 그곳에서 새로 러닝화를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달리기에 좋은 옷은 몇 벌 챙겨 가야겠다.

어차피 옷은 조금만 가져가고, 필요하면 사서 입겠지만...

먼저 가서 살고 있는 친구의 말에 안도한다.

그곳에서는 다른 사람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는...

최소한의 옷으로 돌려 입고, 미니멀리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그래도 바람 많이 부는 나라에 간다고 베프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하얀색 바람막이는 꼭 가져가야지.


드립체어와 드립포트는 가져갈 거다.

그 외의 커피용품은 독일 아마존과 이케아에서 사기로 마음먹는다.

내가 즐겨 마시던 원두와 드립백 커피도 좀 가져갈 것이다.

그곳에서 맘에 드는 원두와 커피숍을 찾기 전까지 마실 것으로...

자주 여행을 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두둑한 지갑과 정보력.

노트북을 가져가는 것은 글을 쓰고, 여행을 준비하는데 필요하니 챙긴다.


그곳에서 한식을 해 먹기 위해 필요하고, 구하기 어려운 양념과 건어물을 챙겼다. 북유럽에서는 마른오징어 구하기가 그리 어렵다며, 미리 알아보고 챙겨 준 나의 베프.

미역과 북어채, 진미채 챙겨주신 집사님.


1년간 나의 소중한 사람들은 못 보겠지만, 그들이 보내준 사랑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잘 지내다 오리라,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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