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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친구가 되는 커피

과테말라 커피 생산자들에게도 구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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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 Monica's [en route]_286 | 과테말라 커피_1 | 안티구아의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은퇴한 부부가 10년 동안 나라 밖을 살아보는 삶을 실험 중이다. 이 순례 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문화를 나눈다._이안수·강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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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에서 외국에서 오는 손님과 얘기를 하다 보면 공통된 질문이 있었다.


"한국인은 밥보다 커피를 더 좋아하나 봐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식당보다 카페가 많은 것 같아서요."

"이 마을에서는 그게 사실일 수도요. 커피에 대해 개인의 기호가 다양하고 개성이 강한 것도 이유일 수 있겠지만 카페가 단순히 커피만을 마시는 곳이라기보다 휴식과 소통, 업무의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소비되기 때문일 거예요."


나의 막연한 대답에 수긍하는 이도, 그렇지만 여전히 특이한 나라다,라는 표정을 지우지 않는 이도 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카페의 창업이 계속되고 생두와 원두 수입이 매년 증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안티구아에 와서 모티프원에서 받았던 질문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양한 카페들의 숫자는 헤이리 못지않다. 각국 여행자가 모이는 곳에 스페셜티 커피를 비롯한 그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카페가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 싶다. 그런데 외국 여행자들이 몰리는 특정 카페가 있다. 스타벅스였다. 그들은 주로 커피 자체보다 공간과 인테리어에 대해 언급했다. 더불어 언급되는 것이 맥도날드였다. 그런 현상에 대해 이곳에서 나고 자란 파블로 콜론(Pablo Colon) 씨가 말했다.


"내가 사는 이 도시에서 벌어지고 일 중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왜 커피의 원산지에 와서 그 고장의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가지고 가는 대신 세계 어디에서 나 몇 걸음을 걸으면 있는 스타벅스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곳의 생두를 미국으로 가져가 로스팅 해서 원사지 표기가 미국으로 바뀐 커피를 이곳으로 되가져온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긴 줄을 서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에요. 스타벅스나 맥도날드보다 더 아름다운 정원과 유구한 전통의 인테리어가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 한나같이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만을 이야기하는지... 이것은 자신의 취향을 따라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SNS에 올라온 누군가의 경험을 검증 없이, 안전하게 복제 경험하는 것에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40년도 훨씬 전이었다. 그러나 몇 살 때부터 커피를 마셨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몇 살 때부터 커피를 마셨는지 묻는 당신의 질문에 과테말라 사람들 대부분은 대답할 수 없을 거예요. 사실 우리는 엄마 젖을 떼면서부터 커피를 먹기 시작하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빵과 더불어 커피를 먹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그 유아기 시절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어요."


카크치켈 마야(Kaqchikel Maya)인 인 산타 카타리나 팔로포(Santa Catarina Palopo) 마을의 마리아 할머니께서 새벽 4시쯤 일어나시면 하는 일이 장작화로에 불을 붙이고 올리는 것이 커피이다. 커피를 큰 포트에 가득 끓여두면 앞집 아들도, 며느리도, 손자와 손녀도, 그들의 친구도 와서 한 컵씩 따라 마신다.


그들의 거의 모든 식사에 빵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우리는 외출했다 들어올 때마다 빵을 한 봉지씩 사다 드렸다. 누군가가 커피를 따라갈 때마다 할머니는 그 빵을 하나씩 내주셨다. 빵과 커피는 그들의 주식이었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처음부터 기호로 마시는 우리와는 다른 이유였지만 왜 유독 여행자들이 스타벅스에 긴 줄을 서는지 모르겠다,는 파블로의 의문이 나의 의문과 다르지 않는 점은 동일하다.


한 가지 또 다른 의문은 안티구아가 현대식 건축물 금지, 높이 제한, 신축이나 개축에서도 재료와 색상은 물론 건축 기술까지 식민지 시대 건축 양식을 고수하기 위해 온갖 불편을 감수하는 도시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압도하는 현실을 묵인하는지이다.


신의 친구가 마시는 음료라는 커피, 커피를 기호로 누리는 사람에게 커피는 신의 친구가 되는 일이다. 그러나 생산자들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일까?


고품질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한 과테말라는 세계 커피 생산량 기준으로 10위권 내외의 국가이다. 과테말라의 수출품 중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농가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 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1/4이 커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커피의 최종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대표적인 관광도시 안티구아와는 달리 생산지인 아티틀란 호수 지역을 탐색하면서 농업으로서의 커피와 그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San Pedro La Laguna, San Marcos La Laguna 등의 커피농장, San Lucas Toliman의 커피 사회적 기업, San Juan La Laguna 커피 생산자 조합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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