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란,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해 내는 것
내가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록
주변에 있는 존재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새롭게 태어난 조카의 탄생이 생명의 신비에 대하여 이야기 해준다.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보배롭고 존귀한지,
얼마나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 이 세상에 찾아오게 되는지
죽어있던 생명에 대한 감각들을 깨워준다.
내 아이들이 달리 보이고,
내 존재가 다르게 느껴지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진다.
"존재하는 것 자체로 가치있다고"
무명의 영성가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치유란,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해 내는 것이다."
지난 4개월가량 독서모임을 해왔던 #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 책 프롤로그에 적혀있는 문장이었다.
처음엔 머리로 이해했다.
'그래, 그렇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것 중요하고 자아가 단단해야 건강한거지' 그런 수준의 이해였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나와 함께 동행해주는 이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상처가 그들의 존재를 더럽힐 수 없고, 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나 역시 내가 가진 모든 과거들이 나를 넘어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안에 이미 존재했으나, 상처 뒤에 감추어져 있던 놀라운 존재, 놀라운 아이가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
여전히 거기에 있었던 놀라운 아이를 발견하는 것
이것이 진짜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는 일인 것이다.
내가 나를 포기하고 있을 때 발견할 수 없었던 진짜 내 모습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나를 하나님의 자녀라, 신의 자녀 크게 외치고 계시는 그 분의 음성에 귀 기울인다.
나는 놀라운 존재, 신비로운 존재, 고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이 확신이 두터워져 갈 수록
부모님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는 때를 만나게 된 것 같다.
실컷 원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도 그러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나를 깊이 사랑해주고 싶었을 그 마음이 헤아려지기때문이기도 하겠다.
가장 큰 것은
나의 부모님 역시 너무나 소중하고 놀라운 아이였는데,
사회와 가정에서 받아온 압력과 상처로 인해 날개를 펼치지 못한 것에 대한 긍휼함이
내 안에 찾아온 것 같다.
단순히 부모의 처지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같이 상처입은 자로서의 아픔을 공유하는 동반자로 여기는 마음이랄까.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하나님이 우리를 어떤 존재로 부르고 계시는지
기억해내야만 한다.
천치를 창조하신 이유는
우리를 양자 삼기 위함이셨다는 것
그 놀라운 뜻을 발견하는 일상을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