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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 헤아림 May 10. 2024

“하고 싶으면 해 봐야지”는 남 얘기였었다.

자꾸 멈추게 되는 이유들


오늘 하루의 주제는


"하고 싶으면 해야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마다 나는

돈을 먼저 확인한다.


돈이 많이 드는 일이 될 것 같으면

나도 모르게 참고 안 하고 싶은 척을 하게 된다.

마음으론 진짜 하고 싶은데..

더 하고 싶어질까 봐 일부러 쳐다보지 않고,

내 욕구를 감추고 숨기고

괜찮은 척을 한다.


사실은 하고 싶으면서.

자꾸 생각이 나면서도

나를 억누른다.


그러다 이내 서글퍼지고 억울해지고

슬프고 화도 난다.

욕구를 무턱대로 참기만 하니 그렇다.



어릴 때는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고 말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부담이 될 것 같았다.

얼마나 힘들게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아니까,

쉽지 않았다.




용돈을 달라고 말하는 순간의 긴장과 불편한 마음을 피하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참았다.


주변에서는 그런 내가 좀 이상하다는 피드백도

줄 곧 해주었는데

어릴 적 , 그때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들이 얄미웠고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너네들이 뭘 알어'






아가씨 때는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게 있을 때

결혼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참았다.

그게 '효'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한 달에 무조건 100만 원을 모아야 한다 생각하고


예쁜 옷을 사고 싶어도,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도,

여행을 하고 싶어도,

꼭 돈이 드는 일 앞에서는

무조건 멈췄다.



물론 그때는 몰랐다.

원하는 것들 앞에서 멈추는 내 모습을 말이다.


돌이켜보니 그렇다.

그렇게 참다가 억울해지는 나의 패턴.




결혼을 하고 아내, 엄마가 되고 나니

참는 일이 더 많아졌다.

나에게 돈을 쓰는 일,

나에게 투자를 하는 일.

이게 가당키나 한가.


남편에게 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구구절절

남편에게 하게 되는 것 자체가 너무 싫어서

아예 나의 욕구를 차단했다.


남편은 그런 나의 태도를 무척 서운해했다.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대하는 게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그때, 좀 많이 놀랐다.

그리고 늘 부모님이 하셨던 말이

그때서야 들렸다.


"네가 그러면 엄마 아빠가 비참해져, 그러지 말아"




두 번째로 내가 멈추는 순간은

누군가에게 불편하거나 성가시게 하는 일 일 때 그렇다.


내가 한 선택에

누군가 다른 이의 희생이 필요하면

나는 멈춘다.


내가 희생하는 게 속이 편했다.

그런 후에 듣는 칭찬이 좋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되니

기본적으로 내가 참고 견디고 희생하는 게

기본값이 되었다.


원래 패턴대로 사니까 익숙해서 편하긴 했지만,

내가 점점 잠식해가고 있는 것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제 와서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가지고 싶고, 경험하고 깊은 것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나를 만나는 게 의외로 힘들다.

씨름해야 하는 감정들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걸 해도 되지”

여기엔 책임이 따르고 그만큼 견뎌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무조건 참는 패턴을 수정해보려 한다.

방향을 살짝 꺾는 건데도 쉽지가 않네.

그리고 문득문득 때려치우고 싶어 진다.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텐데,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감사하다.


하고 싶은걸 다 할 수는 없겠지만,

가지고 싶은 걸 다 가질 수도 없겠지만,

나의 욕구들을 무조건 누르지 않겠다고

나에게 약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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