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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 Feb 15. 2024

속도와 방향 모두 중요하다

조급함을 느낄 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지만, 엄마로만 살기에는 내 안의 꿈틀거림이 너무 심한 덕분에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나에게는 마냥 쉽지만는 않다.


'집에서 놀면서 이 참에 푹 쉬어~.'


누군가는 생각 없이 전업주부의 역할을 '노는 것'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전업주부는 절대 집에서 '놀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쨌든 무슨 의미로 놀면서 쉬라고 말하는지는 알겠지만, 쉼이 주어진 이 시간, 나는 그 쉼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주변의 상황에 따라 급해지기도 하고, 조금 여유를 갖기도 한다.

나는 태생적으로 집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잠깐의 휴식이 주어진 날에도 집에서 쉬는 것은 최대 일주일이면 족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급해진다. 왠지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뭘 할지도 모르는 나 자신과 비교를 하게 된다. 나는 30km로 달리고 있는데, 저 친구는 80km로 달리는 것 같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방향. 방향 참 중요하다. 나 역시도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가슴에서는 속도 역시 무시할 수 없이라고 나 자신을 재촉하고 있다.


인생의 꽃이 피는 시기는 저마다 달라서, 10대에 피는 꽃도 있을 것이고, 70대에 피는 꽃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인생에서 꽃이라 할만한 꽃이 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내 꽃은 과연 피긴 필까?


나 혼자만이 아닌 자식을 돌보는 어미의 삶 속에서는 이러한 두려움이 더 많아진다. 아침에 나는 7시에 일어나고 싶은데 옆에서 어린아이가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 8시고, 9시고 기다린다. 마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말이다. 그것이 엄마인데, 그 시간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가끔은 들어서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엄마인 나도, 아직 내가 포기가 되질 않아, 반드시 그 꽃은 피워버리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일이다.


요즘의 마흔은 예전의 20대라 하는데, 라며 나는 나 스스로 조급함을 조금은 달래 본다.

'쉼'이 주어졌을 때, 온전히 기쁜 마음으로 그 쉼을 한 번도 제대로 쉬는데만 집중해 본 적이 없는 나는, 이 쉼이 참 낯설지만, 내가 선택한 쉼이고, 여태 못해줬던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기에, 잘 쉬면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해보려 한다.


인생에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라고 하지만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마인드로는, 지나친 '경쟁의식'과 '자본주의'가 팽배한 이 나라에서 속도를 무시한다는 것이 참 어렵지만


나는 나의 속도로, 내가 아무리 누군가가 부럽고 그 사람의 삶을 따라 하고 싶어서 쫓아간들, 나는 그 사람이 될 수 없음은 명백하기에, 나만의 방법으로, 나만의 꽃이 피는 그 순간을 위해,


진정 가치 있는 '방향'에 더욱 초점을 두고 오늘도 잘 쉬며, 그렇게 흘려보내본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앞세워 '속도 따윈 중요하지 않아' 라는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


속도와 방향 모두 중요하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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