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소 Jan 22. 2024

퇴사하면 과연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을까?

늦지 않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다짐이란 것을 한다. 지나간 일은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에서이다. 나는 2023년,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퇴사하고 2024년 1월부터 백수가 되었다. 돈을 버는 것은 매우 좋았지만 소소한 삶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이 있었다. 아무래도 시간이라는 녀석은 나를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하고도 초조한 마음이랄까?


나는 내 소소한 월급이 좋았고 내 온종일 시간에 대한 대가성 돈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

한 번도

‘내가 이만큼 일하는데 왜 이것밖에 안 주지?’

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이 충성을 다해 회사를 위해 일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군가는 ‘네가 무슨 가치가 있어~ 그 정도 버는 것도 감지덕지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모든 상황에 딱 맞는 객관적인 정답이 있을까?

 모든 정답은 주관적이다.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대답,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대답, 결국 정답은 주관적인 것이다.

비자발적 퇴사지만 2024년부터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오래전부터 가족들에게 선포했었다. 선포라도 해야 이루어질 것 같았다. 퇴사를 했다고 뭔가 추진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인생 중반기인 40대의 나이에, 나는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보고 싶었다. 단, 지금 일하는 회사를 나와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것. 내가 사장이고, 내가 직원이 되는 것.

시간을 조금 투자하면서 돈을 벌고, 남은 시간은 내 가족과 함께 하는 것

참 막연하다. 아직 가이드라인이 잡히지 않아 매일 고민의 연속이긴 하지만, 이번에 나는 나라는 사람을 한번 믿어보려고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보면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가끔은 그게 내가 되기도 한다. 무작정 계획만 짜놓고 목표만 세워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데일 카네기자기 관리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20명에게 해야 할 일을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그중 한 명이라도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도록 만드는 일은 어렵다.’

여기서 핵심은 대부분의 사람이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디지털 노매드’,‘월 1000만 원 버는 법’, ‘월급 200만 원 받던 공무원의 퇴사 이야기’ 등 혹 할만한 자극적인 주제들의 영상이 많이 뜨고 있다. 당연하다. 1인 사업가가 되고 싶어 퇴사를 했기 때문이다. 이끌려 영상을 클릭해 본다.
 ‘와 이런 방법이 있구나? 이렇게 하면 1000만 원을 벌 수 있구나.’라고 번쩍 눈이 뜨이지만 이것을 실천해 볼까 하는 생각은 사실 잘 들지 않는다.

‘내가? 내가 어떻게?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감과 함께 겁부터 나고 자신이 없어진다. 저 사람은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처럼 여겨진다. 지금 당장 뭐 들어오는 돈은 없지만, 죽을 정도로 힘든 건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그저 익숙함과 편안함 사이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말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대부분 시작도 하기 전에 나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한다. 이미 큰 업적을 이룬 사람의 성공 스토리를 동경하고 나에게는 없을 일처럼 생각한다. 그저 그들이 이룬 결과물에 부러워하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스스로 품으며 남의 세상 이야기인 듯 포기해 버린다.

그런데 사실 주변을 둘러보자.
요즘 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내가 찾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굳이 전문가를 찾아가 하나씩 하나씩 몇 년 동안 배워서 아웃풋을 할 이유가 있을까?

지금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블로그에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을 한번 검색해 보면 주제에 맞는 다양한 블로그가 나온다. 블로그에는 의학, 건강, 재테크 등 다양한 정보성 글이 써져 있는데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과연 의사이고, 경제 전문가일까 생각해 보자.
(심지어 병원 블로그 역시 의사들이 직접 쓰는 블로그도 있겠지만 마케팅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나 자신을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 지나치게 겸손할 필요도 없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꾸준하게 길을 가다 보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다. 혼자 하는 것은 아무런 강제성이 없어 어렵다. 하지만 나는 퇴사한 김에 1인 사업가가 되어 보고 싶다.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것이다. 나 자신을 믿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당신만 도전하지 않고 있던 것은 아닐까?’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면...... 후회할 것 같아서, 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고 천천히 걸어가 보겠다.

  

새해니까 맛있는 굴국 먹고 힘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글 몇 개에 떡상하는 사람이 부러울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