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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용 Apr 09. 2023

마법의 책_2023.04.09.일

“넓은 마음을 가져라.”

 ‘지금 당신이 신음하고 있는 일은 아무래도 여전히 무수한 것들이 서로 뒤엉켜있거나 풀어내기에 적절한 시기를 이미 놓쳤을 수도 있겠다.’


우연히 SNS를 보다가 윤글 작가님의 ‘그래도 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라는 책의 일부분을 보게 되었다. 꽤 유명하신 작가님 같은데 난 이분을 모른다. 하지만 저 문장이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스크린샷을 찍듯이 마음속에 각인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큰 충격이었다.

이런 글을 나는 쓸 수 있을까? 이런 말이라도 건넬 수 있을까?


살짝은 이른 감이 있는 일요일 아침, 카페에는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한 손님들이 보인다. 안쪽 독립된 좌석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우리 부부는 삐죽이며 어느 신사분의 옆좌석에 앉아 자리를 꾸려본다. 다행스럽게 먼저 있던 두 사람이 떠나게 되면서 선호하던 자리로 이동해서 각자의 볼일을 준비한다. 반대쪽 창에는 가득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무언가에 열중하는 젊은 남성이 있고,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커플, 무언가 심각한 대화를 하는 세분의 신사들, 브런치를 드시러 오신 노부부, 그리고 우리처럼 노트북을 펼쳐 무언가를 공부하는듯한 사람들로 - 카페 안을 흐르고 있는 “IT MUST BE LOVE”처럼, 카페 안은 약간은 가볍게, 약간은 잔잔하게 – 채워져가고 있다.


바리스타로부터 밝은 미소와 함께 차가 담긴 쟁반을 건네받고 기분 좋게 테이블에 앉아 글을 어떻게 쓸까 구상해 본다.


하지만 이런 평화롭고, 가벼운 느낌은 옆자리에 앉은 아이들의 소란으로 깨지고 말았다. 좋은 느낌을 방해받는듯한 감정에 약간은 화가 울컥하고 말았다. 사실 이 카페라는 것이 나만의 공간도 아니고, 이 글을 쓰기 위한 공간도 아닌 것인데, 나는 그저 기분을 방해받았다는 이유로 인상을 찡그렸다. 어쩌면 이 자리는 나보다는 저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이 더 어울리는 자리일지도 모르는데..


“넓은 마음을 가져라.”


이번 마법의 책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편집자 역할을 해주는 와이프가 이 글을 보면 참 어울리는 말이라고 해줄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속이 좁은 것 같지는 않은데, 와이프와 이 마법의 책은 알고 있나 보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속 좁은 나를.


‘풀어내기에 적절한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겠다’

이문장을 썼던 작가님의 마음처럼 사람들과 세상을 이해하려면 나는 백만 년은 먼 걸까? 아니 불가능하진 않을까? 물론 글을 쓰는 작업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삶에서 이 넓은 마음이라는 것은 꼭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살펴볼 수 있고, 다양한 상황에서 감정과 경험을 공감할 수 있다면 참 좋은 글을 쓸 수 있겠지, 그리고 참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오늘 마법의 책은 내게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해주고, 어려운 숙제를 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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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인정을 표현해 보세요

요즘 한창 뜨는 OPEN AI가 내게 해준 몇 가지 충고 중에 6번째 글이다.

우선은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해보려 한다. 노력과 업적을 인정하고, 어려움을 공감해 봐야겠다.

와이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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