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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쌤 Apr 21. 2024

존 윅 222 계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자

존 윅 4 명대사+ 나태주의 시


[작전명:계단] 5

:faeat. 영화 <존 윅 4>



#222개의 계단

계단의 개수로만 보면  "음, 이쯤이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존 윅 4>가 222개의 계단 앞에 붙는 순간 전혀 할 만하지 않아 집니다. 거기에 결연한 의지를 내포한 질문인 '다시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답을 해야 하니까요.



존 윅 정도는 되니까 할 수 있는 일.

영화라서 가능한 일.

아니, 그냥 불가능한 일.


맞죠.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50대 존 윅의 222개 계단 도전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 때까지요.  '108 계단 프로젝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니 까요.




존 윅은 세계 최강의 킬러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죽음에서 살아났지만 최고 회의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최강 빌런 그라몽 후작과 세계 최고 연합과의 대결에 기꺼이 응해야 했습니다.

"시간: 일출 (6시 3분),
장소: 사크레쾨르 대성당,  
무기 : 결투 권총,
기본 규칙 : 30보, 양측이 생존했을 경우 10보씩 가까워집니다.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가장 중요한 교전 규칙 : 자비 없음"

 

카드 게임을 하듯 정해진 죽음의 대결에서 존 윅이 이길 경우 최고 회의에 대한 모든 의무를 벗게 되며, 세컨드는 복권되어 재건축된 뉴욕 콘티넨탈의 점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라몽 후작이 이길 경우 그와 그의 세컨드는 죽게 됩니다. 자비 따윈 없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존 윅은 일출 시간인 6시 3분까지 대결 장소인 사크레퀴르 대성당에 가기 위해서는 22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마다 상대해야 할 킬러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난이도 하에 해당하나 봅니다. 계단에 도달할 때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계단을 올라야 하거든요. 파리 시내에 깔려있는 세계 최강 킬러 떼를 상대해야 했고, 개선문 앞에서는 총, 자동차 돌격 세례를 온몸으로 막아야 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계단이라고 표현해야 할 미친 결투는 존 윅이기에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겨우 다다른 몽마르트 언덕의 푸아이아티에 222개의 계단, 남은 시간이 별로 없지만 놈들 하나하나를 제거하며 꼭대기에 오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위에서 기다리던 놈의 일격! 발에 차여서 굴러 떨어집니다. 정말 떼굴떼굴 구릅니다. 기어이 끝까지 말이지요. 자동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약속 시간인 일출까지는 2분 혹은 3분 정도뿐이었고, 몸은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습니다.


자, 이때 존 윅은 수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을 겁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미 실패한 것 같은데 그냥 포기할까?",

"지친데 그만할까?",

"충분히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힘이 빠져버린 존 윅 앞에는 힌트들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목적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라몽 후작의 맞는 말이지만 참으로 킹 받는 명대사와  "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손 내미는 케인의 파이팅 등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자꾸 나타났습니다. 거기에 동물 친구의 확실한 서포트까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어쩔수없이  존 윅은 시리즈 내내 읊조렸던 이 대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예~아!"



매일 올라가면 좋겠다  마음먹었던 290개의 계단이 있는 사라봉에 가기 위해서는 지루한 길, 귀찮음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존 윅이 들으면 콧방귀를 뀌겠지만 무거워진 몸뚱이를 일으키는 일은 쉽지 않다고요.


하지만 목적이 생겼습니다.


제가 살 좀 빼라 구박했던 동생이 2개월 만에 15kg를 감량하고 나타났고요, 몸짱에 도전하는 남편은 매일 날씬해진 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저는 4kg나 쪄서 굴러다니기 딱 좋은 몸이 되었거든요. 다시 마음을 먹는 순간, 크림치즈 발라서 먹는 베이글도 안녕, 퇴근 후 짜릿하게 들이켜는 맥주도 안녕해야 하고, 하루 만보와 계단 걷기로 땀 흘려야 할 날들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버텨왔지만 이제 시작해야 할 때인 것이죠.


적어도 존 윅처럼 222개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은 아니니까, 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비가 오고 미세먼지가 심하다고요? 우리에겐 우산도 있고, 마스크도 있고, 실내지만 걷기 좋은 장소도 있잖아요. 그러니 일어섭시다. 시간이 더 가기 전에, 내일 말고 오늘요.


일출 6시 3분 때까지 존 윅이 반드시 가야 했던 절실함이 필요합니다.  건강도 좋고, 나를 위한 선물도 좋고, 누구와의 약속도 좋겠네요. 그게 다 목적이 되니까요. 그러면 일어설 수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도. 다시 쪄 버린 몸에 실망을 했더라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서로 악수를 청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잡고 먼 길을 떠나보자.

'다시 시작하자' -나태주-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中


"다시 시작하는 것이 실패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어렵지만 힘들겠지만 하기 싫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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