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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 진심이야

by 현루

지금 네가 가만히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그건 단순한 생존이 아니야.

무너지고 싶은 마음, 그만두고 싶은 순간을 수없이 견디며 여전히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는 거잖아.

얼마나 고된 시간을 버텨낸 건지, 너만 알 거야. 누구도 모르는 그 투명한 고통을 안고, 혼자 울다가도 다시 눈을 뜨는 그 용기.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아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알아. 너, 정말 잘하고 있어.

요즘은 모든 게 비교의 대상이 되는 시대야. 누군가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하루의 계획을 일곱 줄로 빽빽하게 적어 내려가. 그런 걸 보고 나면 괜히 위축되지?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아무것도 안 될까,

그런 생각 들지. 근데 그거 알아?

너는 남이 아닌 너의 삶을 살고 있는 거야.

남들 기준의 ‘잘함’에 끼워 맞추지 않아도 돼. 너만의 리듬으로 숨 쉬고, 너만의 속도로 걸어가면 돼. 네가 느끼는 슬픔과 피로는 결코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야.

오히려 그건 네가 애쓰고 있다는 증거야.


혹시 오늘도 무언가 해내지 못했다고 자책했니?


계획했던 일을 다 하지 못해서,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해서, 또 자기 자신을 책망했니?

그런 날일수록 더 너 자신에게 따뜻해져야 해.

뭘 얼마나 해냈는지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냈는지가 중요해.

오늘 하루를 ‘내가 나를 다그치지 않고 살았다’ 면 그걸로 충분해. 그걸 해낸 너는 진짜 잘한 거야. 그렇게 자기 마음을 보듬으며 사는 게,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

가끔은 너 자신이 너무 작아 보일 거야.

세상은 너무 커 보이고, 나는 그 안에서 너무 작고 의미 없어 보일 때가 있어.

아무리 애써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지칠 때,

나만 뒤처진 것 같을 때, 모든 것이 나를 무시하고 지나쳐가는 것 같을 때.

근데 그 순간에도 너는 포기하지 않았잖아.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나약해 보여도, 흔들려 보여도, 무너지지 않고 여기에 있는 너는 강한 사람이야. 다시 말하지만, 정말 잘하고 있어.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박수를 쳐.

‘이룬 것’이 있어야 칭찬하고, ‘무언가 되어야’ 인정해 줘. 근데 나한테는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나는 네가 그냥 너 자신으로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스러워.

이기고 있는 사람만이 대단한 게 아니야.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야. 너는 이미 그런 사람이야.

지금 누군가의 눈에는 네 모습이 부족해 보일지도 몰라.

더 노력하라 하고, 더 잘하라 하고, 뭔가가 돼라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야. 하루를 견디는 것도, 마음을 지키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그 모든 사소한 일상이 결코 쉬운 게 아니야.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그 모든 작은 행동들이, 사실은 다 용기야.

아무도 몰라도, 나만은 알게 해 줘. 그거 다, 정말 잘하고 있는 거야.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마. 조금 더디게 가고 있어도, 자주 멈춰 서 있어도, 그건 네가 실패한 게 아니야. 그냥 삶의 한 방식일 뿐이야.

너만의 호흡으로, 너만의 계절로 살아가고 있는 거야. 누가 뭐래도 네 삶의 주인공은 너야. 남들이 정한 속도에 휘둘릴 필요 없어. 남들이 바라보는 방향이 네 길이 아니면, 그냥 네 방향으로 걸으면 돼. 그게 너다운 거니까.

오늘 너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잘하고 있어, 진심이야.”


이 말이 어디선가 너를 붙잡아줬으면 좋겠어.

혼자 무너지는 그 순간에, 이 말 하나가 너를 일으켜줄 수 있었으면 해.



괜찮아, 너 정말 괜찮아.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아니, 괜찮지 않아도 돼. 그냥 지금처럼 숨 쉬고 있으면 돼. 네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세상은 충분히 의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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