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오대산과 주문진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숙박지는 평창이 유력하다. 지난주 확인한 바로 숙박료는 2박에 2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인데 그 정도면 제격이다.
시일이 임박한 지금은 객실이 없거나 쿠키로 가격이 조정되었을 수 있다. 정말 그랬다. 그래서 바꿨다. 평창 라마다호텔 앤 스위트 2박 가격이 야놀자에 168,900원에 올라왔다. 오대산국립공원과 주문진항까지는 40분 내외 거리다. 좋다.
#2 묵인
의심스러웠던 데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남을 함부로 재단할 까닭은 없지만 그렇다고 되바라진 자까지 용인할 생각은 없다. 뉘우치는 빛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으되 그자는 그럴 위인이 전혀 아니다.
#3 운명
만날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되던가? 책도 그렇다. 수 주 전 인왕산 자락에 자리 잡은 ‘더 숲 초소책방’에서 처음 이 책을 봤다. 표지는 별로였는데, 책날개에 쓴 문장에 끌렸다. 흥미를 돋우는 소재, 임팩트가 강한 서두, 나무랄 데 없는 작품 배경 등등. 조만간 다시 손에 쥐리라는 예감을 뒤로하고 책을 내려놓았다.
에드워드 윌슨-리의 《물의 시대: 기록, 살인, 그리고 포르투갈 제국》을 읽는 동안 다른 두 권의 책을 떠올렸다. 주경철의 《대항해 시대: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과 송동훈의 《대항해 시대의 탄생: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이다. 내게 대항해 시대는 김치이자 판타지다. 묵은 김치처럼 생각만 나면 입안에 군침이 도는 소재라는 점에서 그렇고, 언뜻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서그렇다. 대항해 시대와 난 그렇고 그런 사이다. 그러니 찰떡같이 붙어먹을 밖에.
십수 년 전 그날, 《대항해 시대》 전반부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이 뇌리에 오래 남았다. 같은 책을 또 구입했다. 《대항해 시대》가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장쾌하게 그 시대를 그려냈다면 《물의 시대》는 격정적인 두 인물의 삶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같은 시대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어느 것에 더 끌릴지는 여태 미지수다. 읽는 맛은 그게(?) 더 낫다. 쉿! 둘 중 어떤 책인지는 묻지 마시라.
#4 위로
점심시간에 부러 들르는 헌책방이 있다. 참새 방앗간이 따로 없는 곳이다. 거기서 냉큼 《생각의 역사 1》을 구입했다. 수년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 눈이 번쩍 뜨인 나는 서둘러 소개 글과 목차를 빠르게 훑었었다. 거의 잊힌 채 흘러가던 시간이 책 앞에서 멈춰 섰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문화사가인 피터 왓슨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인류 지성사라는 찬탄은 칼끝만큼도 비껴가지 않았다. 날숨이 배어났다. 낯익은 카페에서 책을 끼고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