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코드 Dec 19. 2024

양자컴퓨팅 관련주 급락: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가 원인

주가 조정 오래가지 않을 것


양자컴퓨팅 관련주 일부 급락: 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긴축 선호)’가 원인. 주가 조정 오래가지 않을 것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스스로 되뇌고 있는데,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완전히 딴 세상이 되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이런 일이 현실세계에서 머지않아 일어날 것이다.”



구글 인공지능연구소의 소장 하르트무트 네벤의 말이다. 변화에 무감각한 현대인을 이처럼 강렬하게 정리한 글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근대 이후 특히 숨 가쁘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부침을 거듭해 온 인류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정주’가 아니었다. 마치 유목민처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짐을 싸거나 부리는 일을 반복하는 등의 노마드적인 삶을 영위했다고 보는 이 더 현실에 가까운 분석일 것이다. 이 정도면 변화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비커의 물이 차츰 뜨거워져 목숨을 위태롭게 할 때쯤에서야 위기를 깨닫는 개구리처럼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알아차린 세상이라면 더는 그 세상의 주인공이 내가 아닐 공산이 크다. 주인공을 욕심낼 계제도 아니다. 상전벽해처럼 변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루저라는 자책이 온 정신을 파고들 게 뻔하다.



한국 시각으로 어제(18일) 늦은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리게티 컴퓨팅이 마이너스 수익률 수준에서 횡보를 거듭하다가 –10%대의 수익률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20%대 이상의 떡상을 거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날 장 마감 후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여 리케티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그럴듯한 소문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는 소식에 이르기까지 시장 내외에 시계를 가린 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숙고하며 추이를 지켜봐야 할 다음날 지인이 리게티 컴퓨팅에 여유자금 전부를 배팅했다. 장 초반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한 리게티 컴퓨팅 주가는 전날과는 확연히 다른 추세를 그리며 낙폭을 넓혀갔다. 상대적으로 퀀텀 컴퓨팅은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일단 리게티 투자금 전부를 빼내 퀀텀 컴퓨팅에 쏟아붓기로 했는데 그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오늘 아침 6시까지 리게티 컴퓨팅 수익률을 지켜보다 매도 시기를 놓치고 만 것이다.



미 증시 급락 사태 원인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보수적인 태도를 드러낸 데서 비롯
- FOMC내년 말 금리 3.9% 예상. 기존보다 0.5% 포인트 상향
- FOMC, 내년 금리 인하 회수를 당초 4차례에서 2차례로 수정



현지 시각 18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4.25%~4.50%로 조정되었다. 지난 9월 발표에서 연준은 내년에 4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뜻을 내비쳤었다. 금번 발표에서는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다른 말로 향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되었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노동시장이 안정화되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없다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접근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라고 여지를 두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토대로 내년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 한 것이다. 구체적인 속내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과 이민자 대규모 추방이 물가를 다시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에 있다. 트럼프의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의 불가피성을 내세운 것이다. 두고 볼 일이다. 현실 권력에 반하는 정책이 오래 간 적은 많지 않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중 10명이 내년 금리를 3.75%~4.0%로 전망했다. 5명은 3.5% 이하, 4명이 4.0% 이상을 예상했다. FOMC가 내년도 금리 인하율 수준을 낮추고 금리 인하 횟수 또한 당초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설 뜻을 내비치자, 뉴욕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증시뿐만 아니라 달러 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도지코인, 솔라나 등 암호화폐 역시 FOMC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금번 주가 하락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 중심의 주가 조정. 일종의 숨 고르기라 보면 될 듯



금번 미국 증시 급락 사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0.25% 포인트 낮추었지만 2025년 금리 인하 예상폭을 기존 1% 포인트에서 0.5% 포인트로 크게 줄인 데 있다. 장 개시 후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반등을 모색하던 주식시장이 FOMC 발표 후 급히 낙폭을 확대했다. 하락 기조는 장 마감까지 계속되었다. FOMC 위원들은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 포인트씩 2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투자자들은 2025년 금리 인하폭이 0.5% 포인트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 데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연준이 금리 인하 전망을 어둡게 본 데는 미 경기의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연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2.5%로 대폭 올렸고, 내년도 GDP 성장률 역시 2.0%에서 2.1%로 높였다. 주가 하락이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트럼프 정책에 따라 금리 정책의 방향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 주가가 2년째 20% 이상 올랐고 최근 낙관심리도 크게 늘어나 누적된 피로에 따른 주가 조정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금번 리게티 컴퓨팅의 주가 하락이 어떤 측면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일단을 살펴보는 데 적절한 코멘트가 아닐 수 없다. 금번 FOMC가 소수 종목 중심의 쏠림 현상과 밸류에이션 상 숨 고르기 빌미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튼 연준 발 충격파가 미 증시를 강타하고는 있지만 대세 하락이 아님을 시사하는 판단으로 받아들여도 될 듯하다. 허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기업의 주가가 이번에 하락하면 중기적인 기회로 삼으라"는 말도 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