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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많은얼룩말 May 04. 2022

5월의 글쓰기


세상에나, 어느새 5월이 시작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속절없이 흘러가는 듯하다. 그래도 진정한 봄을 누릴 수 있는 5월 아닌가. 창밖에 보이는 나무 잎사귀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순간 반짝거리는 연한 초록 빛깔의 나뭇잎들에게 조금은 시샘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나 스스로 반짝거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형광등 아래에서도 이렇게 빛나는 내가 해 아래에 서면 얼마나 반짝일지 안 봐도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이 내가 아닌 누구라도 말이다. 반짝거림이야 빛을 반사해내는 일이지만서도, 사람보다 나무가 더 아름다울까.


순간 일렁인 시샘의 감정은, 그저 바람에 자유롭게 흔들거리는 그것들의 움직임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흔들흔들 움직이는 나뭇잎을 계속 보고 있자니 내가 나뭇잎에게 세모난 마음을 가질 일은 아니었다.


즐겨 듣는 재즈곡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켜 놓고 거실 테이블 앞에 앉아 오랜만에 일기를 쓰자니 너무 둥그런 글들만 쏟아져 나와버렸다. 하긴, 굳이 이렇게 화창한 오후에 네모 각 잡힌 글을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의 마음이 둥그래서 만족스러운 오후이다.


이틀 전에 시작한 글을 이어 써봐야겠다. 다시 시작한 글쓰기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5월엔 글을 자주 써야지'라고 다짐을 해본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아무래도 5월은 글쓰기에 좋은 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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