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른 사이 Oct 07. 2024

작품 소개 1_김남우

김남우(20)

대학교를 다니면서 심심풀이로 사진을 찍습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했던 것 같습니다. 여름을 좋아하지 않아 여름을 테마로 찍었던 경험이 별로 없는데 이번 전시회 참가로 여름이 조금은 즐거워진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사진으로 담아 봤습니다.



<금빛 추억>


친구들과 늘 놀던 운동장. 공이라면 일단 던져보고 차보던 그 추억.낡은 농구골대에 주인없는 다 헤진 축구공을 던져 넣어보기도, 친구가 가져온 고무냄새 그윽한 농구공을 던져 넣어보기도 했던그 시간. 학교가 끝나고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금빛 노을처럼 선명하다.


<그리움의 높이>


어렸을 적 키가 큰 형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철봉. 그때는 마천루를 보는 듯 했는데 어느새 손만 뻗으면 쉽게 닿는 높이다. 요즘은 아무리 높은 철봉을 봐도 그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때의 철봉은 어땠을까. 신록의 이파리에 부딪혀 부숴지는빛줄기와 철봉에 반사되는 태양의 뜨거움은 닿을 수 없는철봉을 더욱 동경하게 만들었다.




어른 시점과 어린 시점을 나눴습니다.



▶️ 어른 시점

<식수대의 물방울>


이젠 물방울만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긴장감을 내뿜는다. 그때의 얼음처럼 차갑던 물은 여름의 열기를 머금은 탓인지 그때보다 마음이 차가워진 탓인지 미지근하기만 하다.


<도서관>


종이내음 가득했던 도서관에서 너도나도 빌려가던 만화책은 이제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그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보던 그 즐거움은 선명하다.


<경계>


이제는 지나가버린 추억을 녹색 철망이 표시해주는듯 서있다. 철망을 경계로 그때의 추억과 지금의 시선이 교차된다.


<땅따먹기>


주위에 굴러다니던 돌을 주워 땅에 투박하게 그려내 친구들과 하던 땅따먹기는 이제 빛바랜 땅에 남아 쓸쓸히 희미해져간다.


<다시 찾은 학교>


다시 찾아와본 학교엔 칙칙하던 그때의 기억과 다르게 화려한 색으로 뒤덮혀 대비를 만들어내어도 차마 그시절 추억에서까지 칙칙함이 묻어나오지는 않는구나.



▶️ 어린 시점


<구름다리>


구름다리를 건너보고 싶었고, 구름다리 위에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부족했던 나는 아직 구름다리를 보며 그때의 향수에 잠긴다.


<출발선>


출발선에 서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던 긴장감. 온몸의 힘을 짜내면 달리던 속도감. 그때 생각해보면 1등을 갈망했지만, 1등은 기억나지 않고 뺨을 스치던 바람만이 더 짙게 남아있다.


<철봉에 새겨진 다짐>


가장 낮은 철봉에 매달리며 나는 언젠가 저 높은 철봉을 잡으리 다짐했던 여름의 뜨거움은 매달려있던 나의 손에 새겨졌다.


<미끄럼틀의 색>


원래는 더 투박했던 미끄럼틀. 지금은 형형색색의 색깔로 덮혀있다. 태양의 뜨거움을 머금고 엉덩이에 여름을 각인시키던 은빛 미끄럼틀은 자취를 감췄지만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즐거움과 올라갈 때의 고양감은 여전하다. 


<식수대의 물줄기>


점심시간에 한창 뛰어놀고 교실로 들어가기 전 식수대를 틀면 나오던 시원한 물줄기는 그 어떤 냉수보다 시원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Prologue: 여름이 머무른 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